삼일절이 지난 다음 날, 어제가 무슨 날인지 아냐고 아내가 내게 넌지시 물었다.
특별한 기념일이었나 하고 핸드폰 달력을 보고 나서야 어제가 삼일절이란 걸 알게 되었다. 외국에서 먹고살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국의 국경일들은 쉽게 잊히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나 자신이 무척이나 부끄러웠다.
아내는 나보다 삼일절의 중요성에 대해 그리고 한국 역사에 대해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 아내가 한국 역사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하 건 나의 한국 역사에 대한 무지에서부터였다.
TV에서 한일전 축구를 했던 어느 날, 아내는 왜 그렇게 일본을 싫어하냐고 내게 물어왔다.
‘일본이 싫은 것이 아니라 그들이 저지른 과거를 싫어한다.’라는 나의 말에 그녀는 고개만 끄덕였다. 내 대답이 영 시원치 않았던지, 그 이후 그녀 스스로 한국 역사 공부를 시작했다. 유튜브에서 한국 역사를 찾아보고, 일제시대 관련 드라마와 영화를 시청했다. ‘미스터 선샤인’을 보며 아내는 하루 종일 울기도 했다. 그때 아내는 이게 진짜로 일어난 일이라며 재차 내게 물어왔다.
이젠 아내가 나보다 한국 역사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 유관순 열사, 안중근 의사 외에도 사회 운동가 박열, 시인 윤동주 등 어디서 들었는지 혹은 어디서 봤는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다. 한국인으로 태어나고 자랐지만, 솔직히 나는 박열이 누구인지, 윤동주가 무엇을 했는지 정확히 모른다. 그리고 ‘대한민국 독립’이라는 염원 하나로 목숨도 마다하지 않았던 선열들의 위업을 기리는 삼일절을 아내는 알았지만, 나는 몰랐다는 것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사실 ‘일제강점기! 한눈에 보는 추천 역사 사이트 10’ 콘텐츠는 누구보다 나를 위해 준비했다. 한국 역사 특히 일제강점기 시대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내가 타국에서 ‘한국인 아버지’로서 아내 뿐만 아니라 아들에게도 충분히 설명해줄 자신이 없기에 이렇게 자료를 모아 보았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한국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소중한 정보가 되길 바란다.
일제강점기! 한눈에 보는 추천 역사 사이트 1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 조선총독부박물관 문서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박물관에서 생산‧보관하던 기록물을 알기 쉽게 분류하여 제공하고 있다. 조선총독부박물관의 문화유적 조사, 박물관 운영 현황, 당시 문화재 관련 정책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문서 원문을 열람하실 수 있으며, 모든 자료는 비상업적인 목적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한눈에 보는 추천 역사 사이트 2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 조선총독부박물관 유리건판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박물관에서 지금의 필름에 해당하는 유리건판(Gelatin Dry Plate)으로 우리나라의 각종 유적과 유물, 민속, 자연환경 등을 촬영했다. 식민 지배를 목적으로 촬영된 3만 8천여 장의 유리건판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 조선총독부박물관 유리건판』에서 지역별, 주제별(고고, 미술, 건축, 문자자료, 인류·민속, 기타)로 데이터베이스화 되어 대중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일제시대 당시 생활상, 건축물, 미술 등 사진을 통해 생생하게 감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일제강점기! 한눈에 보는 추천 역사 사이트 3
독립기념관 – 비대면 사이버 전시관
독립기념관에서 코로나19로 방문이 어려운 관람객을 위해 온라인으로 독립기념관의 모든 전시 자료를 만나 볼 수 있도록 사이버전시관을 운영했다. 안방에서 간편한 조작만으로 독립기념관의 총 6관과 야외전시장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다. 만약 전시관만으로 지식의 갈증을 해소하지 못했다면, 역사 해설가가 직접 설명해주는 독립 운동사를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일제강점기! 한눈에 보는 추천 역사 사이트 4
독립기념관 – 교육정보서비스
독립기념관에서는 다양한 교육정보를 서비스하고 있다. 그중 이 사이트는 전시관 관람 자료 외에도 초등학생부터 일반인, 그리고 재외동포를 위한 다양한 역사 수업자료를 무료로 제공한다. 교재, 영문판 교재, 프레젠테이션 자료, 학습지도안 등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님 혹은 자녀에게 한국 역사를 알려주는 부모님에게 좋은 정보처가 될 것이다. 참고로 독립 기념관에서 제공하고 있는 책들은 시중에 나와있는 여타 다른 역사 책보다 훨씬 퀄리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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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립운동 정보시스템
『한국독립운동정보시스템』에서는 전적류, 문서류, 문화/예술/종교, 생활류, 군사류, 산업/생업류, 과학/기술류, 동영상류, 사진/필름류 등의 다양하고 방대한 카테고리로 나누어 편하게 열람할 수 있게 서비스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독립운동가 자료, 마이크로필름, 만주지역독립운동, 미주흥사단, 신문자료, 의병자료, 재한선교사보고문건 등 우리가 쉽게 찾지 못한 귀한 자료들을 찾기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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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운동인명사전
『한국독립운동인명사전』은 2015년 광복 70주년과 2019년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계기로 한국독립운동사를 집대성하기 위해 쓰였다. 단순한 나열식 인명사전이 아닌 애국지사들의 일종의 작은 전기 사전 형태로 편찬된 이 사전은 독립운동가들의 생생한 발자취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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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독립운동 사적지
『국외 독립운동 사적지』는 인물과 사건 그리고 지역으로 독립운동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한다. 지역별 사적 정보, 인물과 사건으로 보는 사적지, 교과서에서 만나는 사적지 등 역사적 사실을 지루하지 않게 보여준다. 또한, 멀티미디어 자료관에서는 만화로 만나는 독립운동을 통해 초등학생도 쉽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배울 수 있다.
일제강점기! 한눈에 보는 추천 역사 사이트 8
민족문제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는 1991년 한국 근현대사의 쟁점과 과제를 연구 해명하고, 한일 과거사 청산을 통해 굴절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설립한 단체로, 친일 인명사전 편찬 및 다양한 역사 바로잡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사이트의 역사 콘텐츠에서 역사 관련 소식지 및 역사 TV, 팟캐스트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 한눈에 보는 추천 역사 사이트 9
디지털기념관 – 위안부 문제와 아시아 여성 기금
『디지털기념관 – 위안부 문제와 아시아 여성 기금』는 점점 잊혀져가는 위안부 관련 역사적 사실과 기금 보상 사업(atonement project)의 걸어온 길을 기록하고 있다. 비록 사이트가 오래되어 촌스러운 면이 보이지만, 다시는 이런 파렴치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꼭 기억하기 위해서라도 한 번은 둘러봐야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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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평양의 3.1운동
서울역사박물관에서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서울과 평양의 3.1운동’을 진행했다. 그리고 그 전시회는 현재 온라인 가상 박물관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1919년 3월 1일, 일제의 침탈과 식민지배에 저항하여 조선의 독립과 더 나아가 세계평화를 위해 비폭력 만세운동이자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의 근간이 된 역사적인 날. 백년 전 서울과 평양의 만세 함성과 그날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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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 우리가 ‘일제 강점기 35년’을 꼭 기억해야 하는 이유
역사는 절대 ‘과거의 죽은 지식’이 아니다. 역사는 우리의 현재 삶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심지어 우리의 운명과 미래를 바꾸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독재자들과 권력자들은 역사를 소유하여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움직이려는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현재도 이러한 시도들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그 예는 요즘 신문기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어떤 만화가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독립운동가와 그의 후손을 조롱하고, ‘삼일운동을 일본한테는 비폭력 운동, 우리끼리는 폭력 운동’이라며 비하하고 있다.(1)
- 그런가 하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인 성노동자(sex workers)”라는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교수의 논문이 큰 파문을 안겨주었다. (2)
- 일본의 현재 태도는 어떨까? 최근 일본의 한 언론사는 역사 왜곡을 비판해온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한국 정부의 예산을 받는 대규모 단체라고 거짓 보도했다. 하지만, 반크는 민간 사설단체로 정기후원과 민간기금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 언론의 이런 태도는 한국 정부가 반크를 이용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호도해 일본인들을 분개하도록 만드는 한편,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사실이 국제사회에 알려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3)
이런 일어나지 말아야 할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현재까지 계속 일어나는 이유는 뭘까?
단순하다. 그들이 역사 공부를 게을리해서? 전혀 아니다. 역사왜곡이 돈이 되고 자신만의 권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역사 왜곡에 망언을 일삼는 협잡꾼, 매국노, 친일파들이 점점 더 많아지면 많아졌지 절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들은 재미를 위해, 돈을 위해, 그리고 권력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서 이런 짓을 서슴지 않고 저지를 것이다.
매번 블로그를 쓸 때마다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유독 이번 글을 쓰면서 더 많은 생각을 갖게 되었다. 혼혈인 자녀를 둔 한 가족의 가장이자, 타지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으로서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역시 역사공부다. 이제 더 이상 부끄럽지 않기 위해, 더욱 내 나라를 잘 알기 위해, 나와 우리 가족을 지키기 위해 역사 공부를 할 것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당신이 어느 시간대, 어느 곳에 있든 행복하고 건강하길 빈다.
출처
- 1) 이창규 기자, “일본 순사보다 더 잔혹무도한 3.1운동 주최자들”…윤서인, 삼일절에 3.1운동 비하글 게재해 논란, topstarnews, 2021/3/1
- 2) 전홍기혜 기자, “위안부는 자발적 계약” 하버드대 교수 논문, 국제적 비판 쇄도, 프레시안, 2021/2/8
- 3) 왕길한 기자, 日언론, 역사왜곡 비판한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 허위 보도, 연합뉴스, 202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