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인생을 열심히 살다 보면 갑자기 몸에 힘이 없고 매사가 귀찮아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다. 그러다 무기력한 나 자신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후회하기 시작하면서 것잡을 수 없는 우울증에 빠져들게 된다.
우울증의 초기 증상이며 에너지의 고갈을 말하는 ‘무기력증’.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무기력증의 증상과 원인을 알아보고 일상 속에서 ‘의욕없고 무기력한 마음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아보겠다.
에너지 고갈 원인은 바로 무기력증
만사가 다 귀찮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여름 휴가를 다녀온 후 겪는 극심한 피곤함이나 코로나를 겪고 나타나는 무기력 증상처럼 특정 사건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무기력증이 있는가하면, 아무런 이유 없이 무기력증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우선 무기력증을 극복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무기력증이 무엇이며, 왜 위험한지 그리고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기력증이란
무기력증(無氣力症, Lethargy)이란 신체적으로는 에너지를 소진하여 동기와 의욕을 잃은 상태로 보통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무기력감, 회의감, 피로감, 의욕 저하 등의 일련의 증세를 보인다. 에너지가 고갈되어 생기는 무기력증은 우울증의 초기 증상 또는 동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1)
무기력증 증상
무기력증의 초기 증상은 ‘탈진’이다. 에너지가 고갈되어 피곤하며 만사가 귀찮고 의욕이 상실되어 마치 수명이 다된 건전지 같은 느낌이 든다. 다음은 무기력증의 대표 증상이다. (2)
-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매사에 “귀찮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며, 좌절에 대한 두려움으로 무엇인가 하려는 의지가 사라진다.
- 반복된 좌절로 인해 절망감을 느끼며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고 스스로를 비난한다.
- 계획을 세우지만 작심삼일로 끝나고, 결국 계획 세우는 일 자체가 무의미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것이 반복되면 노력을 포기하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 자신에 대해 절망감과 분노를 느끼고, 결국 슬픔, 우울, 불안, 죄책감, 분노 등의 감정으로 인해 우울증과 불안 장애가 발생한다.
- 분노가 조절되지 않아 짜증이 늘고, 쉽게 화를 잘 내며 조절하지 못하는 폭발적 분노가 터져 나온다.
- 몸의 면역체계가 무너져 육체적인 두통, 불면증, 섭식장애의 증상이 나타나며 쉽게 병에 걸리게 된다.
무기력증 자가진단 테스트
현재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재 상황때문에 무기력증에 걸렸다고 쉽게 단정짓기는 어렵다. 힘들고 지쳐 일시적으로 에너지가 소진되어 충천의 시간이 필요한 경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이 무기력증에 걸렸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서는 자가진단이 필요하다. 다음의 자가진단 테스트는 자신이 실제로 무기력증을 겪고 있는지 확인하는데 작게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3)(4)
무기력증 자가진단 테스트’ 전에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주의사항
설문에 답하여 점수를 매기는 방식의 자가진단 테스트로 무기력증이나 우울증을 완벽히 검증하는데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러므로 단순히 참고용으로 활용하기를 바란다. 몸이나 정신에 나타난 이상 증세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어떤 병인지 정확히 진단받으려면 전문의 상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측면의 무기력증
무기력증의 원인은 불규칙한 생활패턴, 부정적인 사고방식, 게으른 대외 활동이나 업무과다 등 개인의 문제에서 오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무기력증의 원인은 신체적, 정신적인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에서 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외부적인 환경 요인 때문에 무기력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무기력증의 원인을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차원에서 알아보고 그 해결책을 제시해본다.
신체적 피로로 인한 무기력증 원인
신체적 피로는 호르몬 이상, 비타민B 부족, 카페인 중독, 수면 장애 등의 요인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적인 현상이다. 특히, ‘수면의 질’ 저하가 몸이 피곤한 이유이자 근본적인 무기력증 원인이 될 수 있다. 충분하지 못한 수면은 세로토닌( serotonin) 부족을 유발하게 된다. 세로토닌은 우리가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행복, 차분과 안전을 느끼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로 그 분비량이 적어져서 세로토닌 기능이 저하되면 무기력증과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5)
신체적 피로로 인한 무기력증 해결방법
정신적 피로로 인한 무기력증 원인
신체적 피로가 원인이 되어 나타난 무기력증은 단순히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쉽게 해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기력증은 심리적인 원인 때문에 육체가 피로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사람과의 갈등, 미래에 대한 불안, 양육,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는 몸과 마음을 지치고 무기력하게 빠뜨리고 삶의 의욕을 잃게 만든다.
곽현종 강남심리치료센터 소장은 의존적인 성격 혹은 완벽주의의 강박적 성격은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쉽게 무기력증을 겪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부모의 양육 방법, 인간관계, 자신이 겪은 크고 작은 사고, 보고 듣고 느낀 성장 배경 등의 직간접적인 경험이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 무의식적인 무기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6)
정신적 피로로 인한 무기력증 해결방법
사회적 요인으로 인한 무기력증
사회학적 관점에서 무기력증은 개인이 아닌 사회가 갖고 있는 질병과 같다. 우리 사회가 병들고 사회구조가 무너져내려 가면서 우리 모두를 ‘우울과 절망’이라는 우물 속에 몰아넣기 시작하고 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할 수도 없는 상태가 된다.
에리히 프롬은 이런 사회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면서,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과감히 버려야만 한다고 강요하는 사회가 무기력증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꿈과 희망이 없는 사회가 무기력증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취업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좁아지자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취업을 아예 포기하기 시작하고 있다. 극복할 수 없는 무기력증을 학습하고 길들여져 더 이상 우울과 절망의 우물에서 탈출하기를 포기한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적 요인으로 인한 무기력증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사회적 요인으로 인한 무기력증을 자세히 알아보고 그 해결책을 알아본다.
1) ‘남이 바라는 나’로 살고 있기 때문
『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의 저자이자 사회 심리학의 대가인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시대를 꿰뚫는 예리한 통찰을 통해 무기력증의 원인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현대인들의 무기력증의 원인은 자신의 진정한 삶을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7)
현대인의 자존감은 자기 자신의 고유한 생각과 감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사회적, 경제적인 역할에서 나오고 있으며, 익명의 권위에 의지하여 만들어진 ‘가짜 자아’ 때문에 우리는 점차 깊은 무력감에 빠지고 있다고 에리히 프롬 교수는 설명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는 진짜 삶에 도전하라고 격려한다. 진짜 자신이 원하는 대로의 삶을 살게 되면 무기력이 되풀이되는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비록 그의 조언이 너무 원론적이며 공허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의 날카로운 문제 인식과 해결책은 무기력한 마음을 극복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던져준다. 『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는 내용이 가볍지 않고 분량이 많은 편이라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삶의 불만에서 오는 무기력증이 원인이라면 이 책은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현대인이 느끼는 고립과 무기력의 감정은 인간관계를 통해 더 강화된다. 인간은 서로 조종하고 서로를 목적을 위한 도구로 취급하며 서로에게 무관심하다. 모든 개인적 관계와 사회적 관계에서 시장 법칙이 통한다.
인간은 인간 본질을 생계비 벌이에 투자하고, 대부분 인위적으로 조장된 쉼 없이 증가하는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인간의 힘을 이용한다. 그러느라 자신이 인간임을 망각할 위험에 처한다. 따라서 인간 본질을 바라보는 전통적 시각을 새롭게 고민하기가 지금보다 어려운 때가 없었으며, 지금보다 시급한 때도 없었다.
『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에리히 프롬
2)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극복할 수 없는 힘든 상황을 반복적으로 겪게 되면, 피하고 극복하려는 시도를 포기하고 자포지가 하게 된다.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과 동료 연구자들이 동물을 대상으로 회피 학습을 통한 공포의 조건 형성을 연구하던 중 이와같은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라고 지정했다.(8)
‘학습된 무기력’은 교육 심리학 분야와 자기계발 분야에서 단골 소재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취업문이 좁아지고 대부분의 구직자들이 취업실패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학습된 무기력’을 경험하고 있다.
2018년 구직자 647명을 대상으로 ‘학습된 무기력’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82.5%는 어떤 시도를 해도 바뀌지 않을 것 같아 미리 포기하는 ‘학습된 무기력증을 겪고 있었고, 이중에는 구직활동을 중단한 적이 있거나 중단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 응답자는 무려 90.3%나 됐다.(9)
2년이 지난 2020년 1월 발표된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비경제활동 인구 중 ‘그냥 쉬었음’으로 분류된 사람은 202만명(2018년)에서 209만명(2020년)으로 7만명 이상이 증가하였다.(10)
실패와 좌절에 반복 노출된 구직자들은 자괴감으로 인해 심리적 불안정을 겪고 ‘학습된 무기력’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있다. 그리고 결국에는 자살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OECD 자살률 1위 국가이며 40분마다 1명씩 자살하는 나라가 된 것도 국가 전체적으로 ‘학습된 무기력’을 겪고 있다고 보여진다. (11)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극복 방안
나이 들어 겪게 되는 학습된 무기력은 스스로가 쉽게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 도와주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어야 비로소 탈출이 가능한 만큼 ‘의지의 문제야, 너는 해낼 수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해.‘라는 식의 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목표를 작게 설정하여 성공경험을 쌓고 긍정적인 생각과 스스로를 격려하는 습관을 갖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적인 차원에서 학습된 무기력을 경험한 사람의 정서를 돌봐주고 관심을 갖아주는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차원에서 무료로 24시간 운영하는 보건복지부 상담센터는 무기력한 자신을 위로하는 해결책이자 학습된 무기력을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학습된 무기력을 경험하는 당신에게 필요한 조언
만약 당신이 학습된 무기력을 경험하고 있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전문 의사의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무기력증을 치유하는 데 있어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신속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는 ‘골든타임’이 존재한다. 무기력증이 누적되어 심각한 우울증에 걸리기 전에 최대한 빨리 학습된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신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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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 희망차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삶
정신적으로 쉽게 지치고 피곤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기에 ‘희망차고 즐겁게 하루를 시작하기.’란 말이 왠지 낯설고 한편으론 촌스럽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왜냐면 그렇게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난 당신이 그러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오늘부터라도 무기력증을 극복하고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글을 쓸 때 언제나 가볍지 않은 생각과 검증된 자료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어줍지 않은 지식으로 정신건강이나 심리분야의 글을 쓸 때면 더욱 조심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글의 정보가 잘못되었거나, 다른 생각과 의견을 갖고 있다면 아래 댓글이나 메일로 글을 남겨주시길 바란다. 나는 언제나 귀를 열고 겸손하게 배울 자세가 되어있다.
출처
- 1) 정영주 기자, [스페셜리포트·무기력증] 무기력증이 당신을 노린다, 주간한국, 2008/1/22
- 2) 김규진 정신의학과 전문의, 의욕이 없고 무기력한 마음,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정신의학신문, 2018/7/2
- 3) 공감신문, [알쓸다정] ‘만사 귀찮다’ 무기력증 테스트와 극복방법, 브런치, 2018/7/3
- 4) 차선미 기자, 무기력증 테스트, 일상 속 극복 방법은?, 틴탑뉴스, 2016/5/20
- 5) 이정목 기자, 무기력증 원인, ‘수면의 질’ 때문이라고?, 폴리 뉴스, 2019/7/11
- 6) 곽현종, 현대인의 만성적인 마음의 병 무기력증, 조선닷컴, 2013/11/11
- 7) 에리히 프롬,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나무생각, 2016/8/8
- 8) Abramson. Y., Seligman. E. & Teasdale. D., , Learned helplessness in humans: Critique and reformulation., Journal of Abnormal Psychology, 1978
- 9) 신승엽 기자, 구직자 90% “구직활동 중단 고려했다”, 이뉴스투데이, 2018/5/26
- 10) 한영예 기자, ‘그냥 쉬었음’ 인구 209만명 역대 최대…전 연령층 고루 높아, 중앙일보, 2020/1/19
- 11) 이에스더 기자, 4년째 줄던 자살률 지난해 9.5% 증가…“경기 악화ㆍ유명인 자살 영향”, 중앙일보, 2019/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