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view
기괴하고 환상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자
펠릭스 콜그레이브(Felix Colgrave)
어느 날 우연히 아들이 유튜브를 정말 열심히 뚫어져라 보고 있길래 무엇을 보는지 슬쩍 쳐다봤다. 그게 단편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정말 기괴하고 이상했다.
이상한 배경음악에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희한한 괴물들이 튀어나오고 스토리는 종잡을 수 없는 그런 애니메이션. 그런데 이게 묘한 중독성이 있어 아들하고 한참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무려 7천만의 조회수를 기록한 이 애니가 단순한 엽기적인 단편 애니가 아닌 뭔가 심오한 메시지가 숨겨있는 명작임을 알아챌 수 있었다.
오늘은 아들이 본 유튜브 단편 애니메이션, 더블킹(Double King)을 만든 제작자이자 디지털 미디어를 이끌어 가는 독립 애니메이터, 펠릭스 콜그레이브(Felix Colgrave)를 자세히 소개하고, 가난한 인디 애니메이터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창작 작업을 할 수 있는 그만의 노하우를 알아본다. 새롭고 신선한 자극을 원하는 분과 예술분야 종사자들에게 좋은 볼거리과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
Personal LIfe
호주 섬 출신의 애니메이터, 세상을 뒤흔들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호주 섬, 태즈메이니아(Tasmania)에서 나고 자란 펠릭스 콜그레이브(Felix Colgrave)는 어렸을 때부터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관을 그림으로 표현해왔다. 화려한 색채로 그려진 신비스러운 세계 그리고 독특하고 괴상한 괴물들.
자신의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애니메이터가 되기로 결심한 그가 15살이 되던 해, 3분짜리 자신의 첫 애니메이션 “Last Resort“를 선보인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유튜브에서 작품 활동을 활발히 시작한다.
콜그레이브 유튜브, 현재 구독자 수는 169만 명으로 많다면 많을 수도, 적다면 적을 수 있다. 그러나 초현실적이고 사이키델릭한 애니메이션 30편 모두 100만 회 넘는 조회수를 자랑한다. 특히, 그의 대표작 “DOUBLE KING“을 본 사람은 무려 7천만이 넘는다. 그만큼 그의 세계에 흠뻑 빠진 열렬팬들이 전 세계에 무척 많다는 뜻이다.
그는 유튜브 활동뿐만 아니라 Vice, Comedy Central, Trip Tank, Off the Air 등 상업적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 Nicki Minaj, Fever The Ghost, DJ Mustard 등과 같은 다양한 뮤지션을 위한 뮤직 비디오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 뮤직 비디오는 Colgrave가 커뮤니티에서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의《폴아웃 4》내에 일부 게임 애니메이션을 제공하기도 했다. (1)(2)
Work
콜그레이브, 양보다 질을 선택하다.
상대적으로 다른 애니메이터에 비해 콜그레이브의 유튜브 동영상은 유독 적은 편이다. 1년에 불과 두세 편 만을 제작하기에 11년이라는 긴 유튜브 활동기간 동안 그의 동영상 수는 겨우 30여 편밖에 없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모든 작업을 콜그레이브 본인이 직접 어도비 애프터 이펙트(Adobe After Effects)로 만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호주인 특유의 슬로우 라이프와 완벽주의적인 그의 성격의 결과이기도 하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공들인 시간이 긴 만큼 그의 모든 비디오 클립은 언제나 놀라움과 경이로움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그를 이해하는 펜들은 그의 새로운 작품이 나오기 가지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며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를 해준다.
그러나 유튜브 조회수 수익만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가장이라면 ‘질보다 양’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그쪽 생태계 현실이다. 그럼에도 인디 애니메이터로 살아온 10여 년 이상의 세월 동안 그만의 노하우로 생계 걱정없이 오로지 자신의 작업에 몰두 할 수 있었다.
‘인디 아티스트는 예술로 먹고산다.’는 꼰대같은 말이 있다.
그러나 아티스트도 배가 불러야 창작욕이 꿈틀거리고,
몸이 편해야 붓 들 힘이 생기는 법이다.
인디 예술가로 끊임없는 창작활동을 이어나가는 방법
누군가의 금전적 지원 없이 인디 예술가로 끊임없는 창작활동을 이어나가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노력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도 보상은 극히 적을뿐더러, 돈이 들어간 홍보가 없다면 자신의 작품은 쉽게 잊혀지고 외면받는 게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인디 예술가로 끊임없는 창작활동을 이어나가는 방법은 정작 없는 것일까?
분명 있다!
나는 콜 그레이브의 활동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인디 예술가나 디자이너 지망생도 자신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면서, 금적전 안정 상태를 갖게 되는 흥미로운 방법을 발견했다. 그가 실천하는 방법들은 결코 어렵고 복잡하지 않았다.
자신의 웹사이트를 구축하여 자신의 브랜드를 포트폴리오 한다. 그리고 자신의 경제적 후원자를 모집하고 그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한다. 브랜드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 올랐다면 POD 상품 판매 및 소규모 업체와 협업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
대충 읽어보니 그럴듯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겠다면 그의 사이트들이 좋은 예제가 될 것이다. 그럼 자세히 들여다 보기로 하자.
1. 후원자 모집
그는 과감하기 장기적으로 자신을 도와줄 후원자를 모집했다. 후원자의 멤버십 등급을 4단계로 나눠, 매월 적게는 1달러에서 많게는 70달러를 후원하면 그에 해당하는 상품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월 5달러를 후원하는 독점적 코인 친구(Exclusive Coin Friend)는 진행 중인 작업, 콘셉트 아트, 스케치북 그림 및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한 비밀 블로그를 열람할 수 있으며 그가 만든 동영상과 음악을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월 30달러의 비밀의회(Secret Council) 멤버십 회원은 미완성본을 볼 수 있는 권한와 함께 Adobe Animate 소스 파일에 대한 액세스 기회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70달러의 펜팔(Pen Pal) 회원에게는 매월 실제 사이즈의 그림을 직접 그려 집으로 보내준다.
2. POD 상품 판매
콜그레이브는 정확히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해야 잘 팔릴 수 있을지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유니크한 이미지 브랜드를 십분 활용한 머그컵, 티셔츠, 액자, 배드 매트, 핸드폰 케이스, 쿠션 등을 온라인 쇼핑몰 소사이어티6(Society6)에서 판매하고 있다.
소사이어티6(Society6) – POD
소사이티6는 오픈마켓형 POD(Print-on-demand)회사다. POD방식은 디자이너들이 사이트에 각자의 개성을 살린 디자인을 올리면, 소비자는 그것을 보고 원하는 디자인의 상품을 온라인에서 주문하는 방식이다. 소비자의 주문이 있을 시에만 판매되가 되는 비즈니스 형태이기 때문에 제고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대량 생산보다는 그때그때 제품을 생산하다 보니 상품에 대한 마진율이 낮은편이다.
3. 개인 웹사이트
알고있는가? 소위 유명 디자이너나 예술가중 개인 웹사이트가 없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개인을 브랜드화하고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차곡차곡 모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위해선 반드시 자신만의 사이트가 필요하다.
콜그레이브의 사이트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자기소개도 결코 길지 않다. 그러나 자신이 보여줘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정확히 드러나있다. 긴 문장보다 이미지를 통해 자신의 작품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개인 SNS로 펜과 소통할 수 있는 창문을 열어뒀고, 후원 사이트로 자발적 참여가 가능하게 했다.
3. 협업
기업 입장에서 아티스트와의 협업은 상품의 차별화와 고급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아티스트에겐 자신을 더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홍보의 수단이 된다. 게다가 미디어, 패션, 유통업계 등 다양한 분야와 아티스트 간의 협업 범위는 날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어 ‘협업’ 자체가 트렌드가 되어버린지 오랜다.
그런 점에서, 콜그레이브는 협업을 자신을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훌륭히 사용해왔다. 그는 예술, 문화, 패션 등을 다루는 바이스(Vice) 잡지, 미국 캐이블 채널 코메디 센트럴(Comedy Central), 성인용 단편 애니 시리즈 트립탱크(TripTank), 미국 사이키델릭 TV 시리즈 오프더에어(Off the Air) 등의 다수 미디어와 협업을 했으며, 뮤직 비디오, TV 쇼, 게임 시네마틱, 광고 등을 위한 상업 애니메이션 작업을 해냈다.
현재 충분한 후원금 덕분에 협업보다 자신의 독립 단편 영화에 집중하고 있지만, 좋은 기회가 있다면 주저 않고 다른 매체와의 협업을 할 것이다.
Flagship Work
펠릭스 콜그레이브(Felix Colgrave)의 대표작
모든 예술가는 자신의 대표작을 가지고 있듯이, 콜그레이브는 수상한 코끼리의 정원(The Elephant ‘s Garden)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아 2014 MIAF에서 Best Film Award를 수여한다. 그리고 7천2백만의 유튜브 조회수를 보여준 더블킹(Double King)은 펠릭스 콜그레이브의 존재를 전 세계 대중에 알리는 가장 중요한 작품이 되었다.
생생한 색감과 잘 어울리는 절묘한 사운드,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새롭고 기인한 생물들,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깊은 의미. 이것들이 펠릭스 콜그레이브 작품을 다르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그럼 직접 그의 대표작들을 살펴보자.
Final Thoughts
비주류에서 주류로 역행하는 서브 컬쳐
이미 오래전부터 대중문화의 흐름은 권력 있는 기성 세대가 만들어 내지 못한 지 오래되었다. TV 시청률은 저조하고 신문은 더 이상 팔리지 않는다. 사람들은 유튜브, 틱톡, 디스코드, 트위치 등 인터넷의 더 다양하고 이채로운 공간에서 새롭고 신선한 서브 컬처를 창조해가며 독특한 정체성을 형성해가고 있다.
나는 펠릭스 콜 그레이브(Felix Colgrave) 또한 지금의 서브컬처 문화를 이끌어가는 대표적 인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는 CBC와의 인터뷰 중에 자신이 만드는 단편 애니메이션을 대중과의 소통을 할 수 있는 도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3) 그리고 금전적 어려움을 벗어나면 당신에게 더 새롭고 신선한 것들은 잔뜩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설득력 있는 말로 후원을 요청한다. (4) 당연히 지구상에 있는 그의 열혈 팬들은 기꺼이 후원을 자처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자신의 독특한 세계를 보여주고 후원자와 함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세상, 아이디어만 있으면 돈 걱정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만 마음껏 할 수 있수 있는 세상. 무한경쟁 없이 그리고 타인의 간섭과 눈치 볼 것 없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 그대로 만들어 성공할 수 있는 세상. 그런 새롭고 신선한 서브 컬처 문화를 펠릭스 콜그레이브는 만들어냈다. 이런 것들은 기성 세대가, 대중문화가, 그리고 주류가 결코 만들어 낼 수 없다.
현재 콜그레이브는 전 세계에서 들어오는 두둑한 후원금으로 지금껏 본 적 없는 놀라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보답하고 있는 중이다. 조만간에 유튜브에 선보일 DONKS에서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어떠한 신비한 동식물들이 잔뜩 튀어나올지 무척 기대된다.
PS: 코로나에 걸리는 개인 사정으로 일주일 정도 발행이 미뤄졌습니다. 부디 감기와 코로나 조심하시고 항상 건강하길 늘 기도합니다.
출처
- 1) Felix Colgrave, Wikitubia
- 2) Felix Colgrave, wikiand
- 3) CBC, Behind the scenes with Felix Colgrave, Youtube, 2016
- 4) Felix Colgrave, The Patreon Video, Youtube,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