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 여파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TV나 컴퓨터, 스마트 기기 사용이 급증했다. 또한, 자택근무나 온라인 수업, 화상회의 등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어른 뿐만 아니라 아이들까지 장시간 모니터 화면을 봐야 하는 상황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렇듯 평소보다 오랫동안 모니터를 보게 되면 눈이 급격히 피로해지고, 안구 건조증이 생기는 등 눈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또한 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허리와 손목에 통증이 올 수 도 있다.
이번 시간에는 장시간 모니터 사용에서 눈과 몸을 보호하는 구체적이고 자세한 방법과 함께 관련 유틸리티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또한 그동안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블루라이트’에 대해서도 짚어볼 것이다.
온종일 모니터를 봐야하는 전문 직장인 외에도 눈에 쉽게 피로가 오거나 아픔을 경험하신 분들에게 좋은 정보 글이 될 것이다.
VDT 증후군(Visual Display Terminal Syndrome)
코로나 사태이후, 스마트폰, 타블렛, 노트북 등 스크린 디바이스 기기는 우리 생활에서 뗄래야 뗄수 없는 필수 아이템이 되어버렸다. 특히나 사람들은 타인에게서 좀 더 떨어진 장소에서 디스플레이로 타인과 소통하고, 직장 일을 하고, 학교 정기교육을 받는 것에 점차 익숙해지면서 모니터 사용 시간은 크게 증가했다. 그리고 그에따라 목이나 어깨의 결림, 눈의 피로와 이물감, 손목의 저림 현상 등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장기간 디스플레이 기기를 사용하면서 생기는 이러한 건강상의 문제를 총칭하여 ‘컴퓨터 관련 질환’ 혹은 ‘VDT 증후군(Visual Display Terminal Syndrome)’이라고 부른다. VDT 증후군의 증상으로는 근육이 뭉쳐 통증을 유발하는 근막동통 증후군이나 손목의 신경이 눌려져 손가락이나 손바닥이 저리게 되는 손목터널 증후군, 그리고 눈의 이물감, 충혈, 눈부심 등 안구건조증이나 근시 혹은 굴절 이상의 안과 질환이 있다.(1)
VDT 증후군 예방법
VDT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한 자세로 오랫동안 컴퓨터 앞에서 작업하면 근육이 긴장하고 목, 어깨, 허리 등의 근육이 뭉치거나 피로해진다. 따라서 몸의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1시간 작업 후 최소 10분의 휴식시간을 취하고 맨손체조를 하여 근육을 풀어준다. 컴퓨터를 이용할 때 올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올바른 자세는 목이나 어깨 부위의 통증을 줄여주고 눈의 피로도 또한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3)(4)
악명 높은 ‘블루라이트’, 진짜 위험할까?
많은 사람들은 흔히 블루라이트가 눈의 피로와 안구 건조증을 유발하는 가장 주요 요인이고, 블루라이트에 오래 노출되면 심한 경우 시력이 저하되거나 심하면 실명이 되기도 한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동안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블루라이트의 위험성은 과장된 것이다.미국 톨레도 대학 연구팀은 블루라이트와 망막세포에 관련한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이나 TV 등의 블루라이트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망막 내 시세포에 손상이 일어나고, 이런 손상이 누적될 경우 망막에 위치한 황반의 기능이 떨어져 시력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5)
하지만,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올라온 논문(6)과 미국안과협회(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가 내놓은 공식입장에 따르면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블루라이트는 눈을 손상시킬 수 없다.’라며 일축했다.(7)
과장된 블루라이트의 유해성
컬러테크연구소 김환 교수는 그의 기고문을 통해 블루라이트의 유해성이 과장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1)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의 세기는 푸른 하늘에 존재하는 블루라이트의 10만 분의 1 수준도 안됩니다. 실제로 블루라이트가 그렇게 유해하다면, 우리가 하늘을 보는 순간에 바로 시각을 잃을 것입니다.
블루라이트의 유해성을 입증했다던 미국 톨레도 대학의 연구는 동물 배양 조직을 근거로 한 실험이라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지 않을 뿐더러, 연구에 사용했던 빛의 노출 방식이 일상생활에서의 빛 노출과 확연히 다릅니다.
그렇기때문에 이것이 과학적인 사실이라고 단정지어 말하기가 힘듭니다. 제가 염려하는 점은 블루라이트의 인체 유해성 여부가 확실히 증명되지 않았음에도 유해성을 과장하고 부풀려 비즈니스 마케팅에 이용되고 있는 점입니다.”
블루라이트보다 더 치명적인 것
블루라이트 자체가 눈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분명한 점은 우리 신체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블루라이트의 위협은 무엇이 있는 것일까?
블루라이트는 수면을 방해한다. 왜냐하면, 블루라이트를 야간에 쬐게 되면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닌’이 분비되지 않아 숙면을 쉽게 취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9) 생체 시계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충분한 수면과 건강을 유지하기위해서는 밤늦게까지 장시간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장치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블루라이트가 눈에 피로보다 수면과 생체리듬에 좀 더 깊은 관련이 있다면, 눈 깜빡임이야 말로 눈에 더 위협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화면을 비롯해 무엇이든 오래 집중해서 보면 눈을 깜박거리지 않는다. 보통 1분에 15~20회 정도의 눈 깜박임 횟수가 스마트 폰을 보면 그 횟수가 5회 정도로 확 줄어든다. 눈물 막을 형성해서 안구를 보호하는 눈 깜빡임이 줄어들면,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안구건조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미국안과협회 회원인 저스틴 바잔 박사(Justin Bazan)는 디지털기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에는 20분 간격으로 20피트(약 6미터) 떨어진 곳을 20초 동안 쳐다보며 눈의 휴식을 취하는 ‘20/20/20 법칙’이 눈의 피로를 효과적으로 줄여준다고 말한다.(10)
“우리의 눈은 디지털 화면을 하루 종일 볼 수 있게 만들어지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컴퓨터 화면을 종일 쳐도 보고 일하고, 핸드폰으로 신문 기사를 읽고, 집에와서 태블릿으로 영화를 보죠. 결코 쉬지 못하는 눈이 쉽게 피곤해지거나 아프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에요. 그러므로 눈에게 휴식을 줘야만 합니다.
안구건조증이 심한 제 환자에게 ‘20/20/20 법칙’을 습관이 될 정도로 하라고 권했더니 몇 주후에 그 환자의 눈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습니다. 이 법칙은 한 곳을 집중해서 오랫동안 쳐다본 눈을 쉬게 해 주고 눈 깜빡이는 횟수를 늘려줄 것입니다.”
장시간 모니터 사용에서 눈을 보호하는 방법
모니터에서 눈을 보호하는 방법들은 의외로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지만 그 효과는 무척이나 확실하다. 그러니 모니터로 눈이 계속 피로해졌다면, 지금 당장 이 방법을 따라해보자. (11)
효과적으로 눈을 보호해주는 관련 유틸리티 소개
장시간 모니터 사용에서 눈을 보호하는 방법들을 살펴보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주기적으로 눈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일이나 학업에 집중하다 보면 종종 이를 잊어버릴 때가 있다. 물론, 핸드폰이나 컴퓨터에 알람을 설정하여 휴식을 취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보다 간편하고 편리하게 휴식시간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또한, 장소와 낮 시간에 따라 디스플레이의 색온도를 변경하여 눈의 피로를 낮추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번에는효과적으로 눈을 보호해주는 관련 유틸리티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장시간 모니터 사용에서 눈을 보호하는 유틸리티 1 – eyeCare
eyeCare은 크롬 확장 프로그램으로 간단한 설치로 쉽게 이용이 가능하다. ’20-20-20 법칙’에 최적화되어있는 만큼, 20분마다 간단하게 눈을 운동할 수 있는 창을 띄어 휴식시간을 알려준다. 시간, 메시지, 알람음 변경이 가능하며, 백그라운드에 앱을 추가하여 크롬이 닫혀있어도 지속적으로 휴식시간 알람을 받을 수 있다.
장시간 모니터 사용에서 눈을 보호하는 유틸리티 2 – f.lux
f.lux는 장소와 시간에 따라 디스플레이의 색온도를 조정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야간에 블루라이트를 최소화하여 눈의 피로를 줄이고, 수면 패턴에 방해를 줄이도록 고안되었다. 백열등(Tungsten), 할로겐(Halogen), 형광등(fluorescent) 등 실내공간의 조명에 맞는 색을 설정하고, 지역 및 시간대를 설정하여 정확한 일몰시간에 자동으로 모니터 화면의 색온도를 조절해준다. 참고로 ALT+END로 프로그램 기능을 켜거나 끌 수 있다.
장시간 모니터 사용에서 눈을 보호하는 유틸리티 3 – Screen Shader
Screen Shader는 f.lux와 유사한 기능을 갖고 있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장소와 시간에 따라 안정된 오렌지 색으로 웹브라우저 창을 바꾸어 눈의 피로를 줄여준다. 인터넷에서 글을 많이 읽거나, 웹서핑을 많이 하는 편이라면 이 프로그램을 강력 추천한다.
장시간 모니터 사용에서 눈을 보호하는 유틸리티 4 – Dark mode
다크 모드는 야간에 화면(브라우저)을 빠르게 어둡게 만드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ON/OFF 모드로 제어가 가능하며, 50여개의 다양한 옵션을 이용하여 자신만의 다크 모드를 구성할 수 있다. 또한 마우스 오른쪽 버튼 클릭으로 원하는 웹 사이트를 다크 모드에서 제외할 수도 있다.
마무리 – 건강한 눈, 평소 관리가 중요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외부 자극의 80% 이상을 눈을 통해 느끼고 있다. 또한, 눈은 하루에 약 2만 번 정도를 깜빡이고 10만 번 정도 눈의 근육이 움직인다. 그래서 눈은 다른 신체기관에 비해 쉽게 피곤해지 노화가 빠른 편이다. 따라서 평소에 눈을 잘 관리하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모니터를 자주 봐야 하는 시대적 특성 때문에라도 더욱 더 눈을 보호하려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출처
- 1) 황지혜 교수, VDT 증후군의 증상과 원인, 삼성 서울병원
- 2) 이민재 기자, VDT 증후군 주의, 근육과 신경까지 病들어, 헬스조선, 2015/10/22
- 3) 정운용 기자, 컴퓨터 앞 학생들 ‘눈·목·어깨 주의보’, 동아일보, 2020/4/13
- 4) Lindsay Abrams, How to Keep Computer Screens From Destroying Your Eyes, The Atlantic, 2012/9/28
- 5) Ratnayake, K., Payton, J.L., Lakmal, O.H. et al., Blue light excited retinal intercepts cellular signaling, Sci Rep, 2018
- 6) O’Hagan, J., Khazova, M. & Price, L., Low-energy light bulbs, computers, tablets and the blue light hazard. Eye 30, 2016
- 7) Dan T. Gudgel, No, Blue Light From Your Smartphone Is Not Blinding You, 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 2018/8/20
- 8) 김환 교수, 모니터 청색광 ‘블루라이트’는 과연 눈에 해롭나?, 테크홀릭, 2014/7/23
- 9) Chang. A., Aeschbach. D, Duffy. J, et al., Evening use of light-emitting eReaders negatively affects sleep, circadian timing, and next-morning alertness., US National Library of Medicine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2014/12/22
- 10) Cheryl G. Murphy, Easing Digital Eyestrain, 20/20, 2015/3
- 11) Theodore Leng, 컴퓨터를 사용할 때 눈을 보호하는 법, WikiH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