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위로를 받고 싶은 날. 마음이 따듯해지고 싶은 날. 이럴 땐 동화책을 읽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풍부한 그림과 짧은 글. 복잡하고 머리 아픈 서사없이 간결하고 직관적인 표현들. 이런 특징들 때문에 우리는 동화책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오늘 준비한 ‘직접 읽어주는 어른을 위한 영어동화책 10권’이 당신의 마음을 힐링해 줄 수 있기를 빈다.
고르고 고른 10권의 어른을 위한 영어동화책
‘어른을 위한 동화책? 뭐 고작해야 어린 왕자, 꽃들에게 희망을, 연금술사 등이겠지.’라고 생각하신다면 큰 오산이다. 처음 들어봤을 법한 무척 생소한 동화책. 그림은 많고 영어는 적은 동화책. 하지만 충분히 마음의 힐링을 받을 수 있는 동화책. 이렇게 고르고 골라 10권을 선정했다.
영어동화책으로 배우는 영어 과연?
영어동화책은 아이들만을 위한 도서라는 선입견이 강하다. 그러나 어른을 위한 영어동화책도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세상살이를 되돌아보고 작은 울림을 만들어내는 동화책은 다음과 같은 장점을 갖고 있다.
Go the Fuck to Sleep by Adam Mansbach
죽어라 말 안 듣고 밤에 잠 안자는 어린이를 두신 부모님을 위한 힐링용 동화책이다.
한마디로 내용은 ‘제발 가서 잠 좀 자라.’다. 동화 작가, 리쉬 맥브라이드(Lish McBride)는 담담하고 서정적인 동화에 다음과 같은 말을 솔직히 뱉어낸다. ‘Go the Fuck to Sleep.’ 유튜브 낭독가 《That Guy With A Voice》의 굵은 중저음의 목소리는 이 책에 너무도 잘 어울린다. 잠 안 자는 원수같은 아이들을 재우고 이 동화책을 읽어보길 적극 추천한다. 한국판 제목은 『재워야 한다 젠장 재워야 한다.』
All My Friends Are Dead by Avery Monsen
‘내 모든 친구들은 죽었다.’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주듯이 ‘죽음’과 ‘이별’ 그리고 ‘끝’을 이야기하는 동화책이다.
책은 짧고, 문장은 적고, 그림은 우습다. 하지만, 이보다 ‘죽음’에 대해 담담하고 냉철하게 표현한 책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나오는 각기 다른 캐릭터의 허무한 표정과 눈빛이 키 포인트. 1권의 인기에 힘입어 2권, ‘All My Friends Are Still Dead’도 나왔다. 역시 실존주의, 허무주의 그리고 냉소주의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놀라운 체험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An Awesome Book by Dallas Clayton
엉뚱한 상상력과 무모한 꿈이 인류의 문화를 발전시켜왔다.
어렸을 때 모두 각자 자신의 큰 꿈을 갖고 있지만, 점점 각자의 이유로 꿈을 포기하거나 놓치며 살아간다. 이 책은 말한다. “다시 큰 꿈을 가지세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 큰 영감을 주는 책이다. 저자 달라스 클레이턴 (Dallas Clayton)은 2008년 Awesome Book 시리즈를 내놓으며 가장 잘 알려진 미국 작가이자 일러스트 레이터가 된다
An Awesome Book of Thanks! by Dallas Clayton
‘요즘 사회가 너무 각박해졌어.’ 요즘 사람들이 종종 하는 말들 중 하나다. 왜 그렇까?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 빈곤 때문에 무심코 이런 말이 튀어나온 것은 아닐까? 그렇기에 삭막하고 살벌해진 세상에서 더욱 필요한 것이 ‘감사와 배려’라는 생각이 든다. 이 동화책의 내용도 나의 생각과 비슷하다. 이 동화책은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고 강조한다. 책을 읽었다면 친절을 베푼 사람에게 부디 한 마디를 하자. ‘감사합니다.’
The Heart and the Bottle, by Oliver Jeffers
호기심 많은 소녀에게 다가온 감당할 수 없는 아픔과 그녀의 선택을 통해 저자는 ‘아픔과 상처’는 겁내고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맞서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New York Times 베스트셀러 작품으로 한국에는 『마음이 아플까봐』로 출판되었다. 혹시 마음의 상처를 입을까 두려워 무언가 하기를 주저하는 분이 있다면, 이책은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이 책이 큰 용기와 위로를 안겨줄 것이다.
Larf by Ashley Spires
거대한 털북숭이 서스콰치, 랄프가 자신의 친구를 찾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그린 동화로 친구와 인간관계 그리고 미디어를 보는 우리의 모습을 우화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재미있고 마냥 즐거운 작품이다. 하지만, 채식주의자이자 결벽주의자인 주인공 랄프를 통해 왜 현대인들이 진정한 친구를 만들기 어려워하는지 그 이유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Fox by Margaret Wild and Ron Brooks
상실과 위로, 우정과 안정, 유혹과 배신, 그리움과 희망을 담은 그림책으로 짧은 이야기 속에 깊고 긴 여운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충격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강렬한 색채와 독특한 문자의 나열로도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수직에서 수평으로 이동하는 독특한 문자의 흐름은, 이야기하고 있는 대상의 감정의 변화와 개와 까치와 여우의 관계를 좀 더 사실적이고 율동감 있게 표현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의 약육강식 같은 사회생활을 들어다 볼 수 있는 이 동화책은 한국에 『여우』로 출판되었다.
“개와 까치는 친구였어. 개는 까치의 날개였고, 까치는 개의 눈이었지. 어느 날 붉은여우가 나타났어. 그리고 모든 것이 변해 버렸지.”
Voices in the Park by Anthony Browne
도회적인 엄마와 외로운 남자아이, 가난한 아빠와 발랄한 여자 아이. 이렇게 네 사람이 집에서 공원으로 나왔다가 집으로 다시 돌아간다. 과연 공원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각기 다른 눈을 통해 공원에서 벌어지는 네 가지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들과 개에게 공원은 자유와 놀이의 공간이지만, 어른들에겐 공원은 그저 불신과 적의 그리고 단절의 공간일 뿐이다.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과 시선. 그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어른들의 동화책이다. 한국판은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
The Snowy Day by Ezra Jack Keats
한국에는 『눈 오는 날』로 잘 알려진 에즈라 잭 키츠의 그림 동화책이다. 첫눈이 내리는 겨울날 아침, 잠에서 깬 피터는 창밖에 펼쳐진 하얀 세상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눈 천사를 만들고, 눈덩이를 던지는 피터의 작은 모험은 우리의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슬며시 떠오르게 만든다. 첫 경험에서 얻는 순수한 즐거움, 기대감, 행복 등의 긍정적 감정을 잘 표현한 명작이다. 흑인 꼬마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최초의 그림책이기도 하다.
The Giving Tree by Shel Silverstein
미국의 아동 문학 작가, 셸 실버스타인이 1964년에 쓴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너무나 유명한 동화책이다. ‘그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는 맹목적이고 무한한 사랑’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이 동화책은 하나라도 더 빼앗으려고 다투고 싸워대는 이기적인 우리를 돌아보며,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큰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한없이 헌신하는 나무의 사랑을 신의 사랑,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 친구 사이의 사랑 혹은 이웃 간의 사랑 등 다양하게 해석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어른과 아이 모두를 위한 동화이자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고전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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