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찍부터 이야기에 매료되어왔다. 무서운 호랑이가 나오는 전래동화부터 화장실에 나타나는 귀신 이야기까지 부모님, 선생님 혹은 친구로부터 들어왔던 이야기를 한참이 지난 지금에서까지 우리는 생생히 기억한다.
오늘 다룰 추천 팟캐스트도 마찬가지다. 전문 성우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더욱 현장감 있고 어느 4D 영화보다 몰입감이 더한 이유도 그저 듣기만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에 우리의 상상력이 더해져 더욱 생동감 있게 우리 뇌에 그려지기 때문일 것이다.
어렵고 힘들고 지친 일상 생활. ‘재미있는 이야기와 문학이 있는 강력 추천 팟캐스트‘가 조금이나마 삶의 휴게소이자 활력소가 되어줄 것이다.
팟캐스트의 부활
아이팟(iPod)의 pod와 방송(broadcast)의 cast의 합성어 팟캐스트(podcast)는 ‘인터넷상에서 유통되는 음성 방송 콘텐츠’를 말한다.
한국에서의 팟캐스트는 2010년대 초반 민감한 정치 관련 콘텐츠를 다루는 ‘나는 꼼수다’를 필두로 팟캐스트의 전성기를 만들어냈다. 기존의 언론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디테일과 참신함은 그때 당시 기존 미디어에 식상에 했던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어 팟캐스트는 미디어 시장의 판을 뒤집고 새로운 대안 언론이 될 것이라는 큰 기대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초기 콘텐츠들이 유독 정치·시사 분야에 많이 몰려 있어서였는지 아니면 유튜브의 인기의 인기 때문인지 점차 팟캐스트의 영향력과 입지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1)(2)
이 시점이후, 미디어 전문가들은 사실검증 없는 정치 팟캐스트는 도태될 것이며, 비디오 콘텐츠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오디오 플랫폼의 미래는 비관적일 거라며 전망했지만,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개인 녹음장비의 발달로 다양한 콘텐츠가 늘어남에 따라 다시금 팟캐스트는 높은 인기를 얻기 시작한다.(3)
현재 국내 최초 팟캐스트 포털 서비스 ‘팟빵’의 경우를 보면, 2012년 팟캐스트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으로 2018년 기준 250만 명 사용자와 350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였으며, 2022년 2만 6천개가 넘는 방송과 220만개 이상의 에피소드를 보유한 대형 플랫폼으로 성장하였다.(4)
‘팟빵’의 큰 성공으로 팟캐스트가 돈이 될 수 있음을 감지한 대형 포털사이트 플랫폼이 후발 주자로 이 시장에 뛰어든다. 네이버의 ‘오디오클립”와 10대들의 라이브 방송 ‘스푼 라디오‘ 등이 대표적인 예다. 1인 미디어 활성화, 모바일 콘텐츠 시대의 도래 등의 원인 외에도 AI 스피커, 커넥티드카 등 플랫폼의 유통 채널이 크게 늘어난 것이 팟캐스트와 오디오 콘텐츠의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로 보건대 조만간에 명실공히 새로운 대안 미디어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분석되고 있다.(5)
팟캐스트의 가장 큰 장점 – 멀티태스킹(Multitasking)
<뉴스 통신사 24시, 이문호>(6)
1998년 12월 영국의 가디언지는 금세기 벽두부터 전문가들의 요란스럽게 신문의 죽음을 공언해 왔다. 라디오가 나오자 라디오가 신문을 죽일 것이라고 큰소리쳤고 TV가 대중매체로 자리 잡자 TV가 신문을 죽일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컴퓨터가 등장했다. 그러나 역사를 보면 그 어떤 새로운 미디어도 현존하는 미디어를 대처하지는 않았다. 다만 서로 보완할 분이다. 항상 뉴미디어가 등장하면 한때의 뉴미디어가 결국 올드미디어가 되지만 독점적인 미디어는 있을 수 없고 서로 보완하면서 발전한다는 말이 역시 타당한 것 같다.
이문호 작가의 글처럼 오디오 플랫폼 기반의 미디어는 유튜브로 대표하는 비디오 기반의 미디오의 경쟁상대이거나 상호 경쟁하는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인 관계다. 왜냐하면 오디오 콘텐츠의 특성과 그만이 갖고 있는 큰 장점인 멀티태스킹(Multitasking)때문이다.
비디오 콘텐츠는 다른 무엇을 하면서 동영상을 볼 수 없다. 소리와 영상 모두에 집중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오디오 콘텐츠는 오로지 청각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무언가를 하면서 즐길 수 있다. 바로 이런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오디오 콘텐츠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이다.
팟빵 이용자 1,4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단독으로 오디오만을 청취하는 행위만 하는 사용자는 불과 17%였다. 나머지 83%는 집안일, 운전, 야외활동, 회사 업무 등의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함께 하며 오디오를 청취하고 있었다.(7)
정덕현 칼럼니스트는 <7080 시대 라디오 드라마가 부활했다! 지금은 오디오 전성시대>라는 기고문에서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는 오디오 콘텐츠의 힘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8)
정덕현 칼럼니스트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다른 일을 하면서도 소비할 수 있는 편의성이 오디오 콘텐츠가 가진 가장 큰 힘이죠. 오디오 콘텐츠는 1 대 1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최적화됐다는 장점도 갖고 있습니다.
라디오 방송의 힘이 TV보다 강할 수 있는 것은 귀에 대고 직접 전해지는 청각의 힘이 1 대 1 소통의 느낌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괴벨스가 대중을 선전 선동하기 위해 다른 매체가 아닌 라디오를 가장 중요시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팟캐스트 청취 방법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경우에는 자체 팟캐스트 앱이 있지만, 안드로이드 폰에는 자체 앱이 없어 팟빵이나 팟티 같은 서드파티 앱을 사용했어야 했다. 하지만 몇 년 전에 구글에서 자체 팟캐스트 앱을 출시하여 어떤 팟캐스트든지 무료로 구독하고 에피소드를 다운로드하여 오프라인에서 편하게 청취가 가능해졌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팟캐스트를 청취하는 경우라면, 애플 유저라면 Itune, 안드로이드 사용자라면 Google Play를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보다 팟캐스트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팟빵에 가입하고 청취하는 방법이 가장 편하고 빠른 방법이다.
재미있는 이야기와 문학이 있는 강력 추천 팟캐스트
수많은 콘텐츠가 있는 팟캐스트 중에서 전문 성우가 들려주는 고품질의 방송만을 선별해 봤다. 한국 단편문학부터 역사 드라마, 공포 이야기까지 다양한 장르 중 자신에게 맞는 방송을 찾아보길 바란다.
국내 최고의 장편소설을 라디오 드라마로
[KBS] 라디오 극장
KBS 한민족방송에서 국내의 수준 높은 장편소설을 라디오 극화해 새벽 2시에서 2시 20분까지 한 달간 방송하는 프로그램이다. 한 화에 20분 분량으로 장편 소설 한 권을 약 20회에 걸쳐 방송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핫 했던 한국 소설을 각색하여 드라마로 재구성하고, 국내 최고의 성우진의 목소리를 통해 들을 수 있어서 어느 4D 영화 못지않게 최고의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바쁜 일상에 시간을 쪼개 책을 읽을 수 없는 분들에게는 이동 중이나 개인 업무에 읽고 싶었던 소설책을 들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개인적으로 <양춘단 대학 탐방기>,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 클럽>, <나의 토익 만점 수기>를 강력 추천한다.
근현대 중·단편 작품을 라디오 드라마로
[KBS] 라디오 문학관
우리에게 익숙한 근현대 중. 단편 작품을 오디오 북과 라디오 드라마의 형식으로 재구성하여 잊히고 있는 한국적인 정서와 고전의 풍부한 상상력을 일깨워주는 팟캐스트다. ‘라디오 극장’이 긴 호흡을 가진 장편을 다루고 있다면 ‘라디오 문학관’은 짧은 단편을 1 ~2 회, 50분 분량으로 구성하여 제작하였다.
<손현주 – 우아한 가족>, <유선희 – 파죽지세의 난>, <이문열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윤고은 – 오믈렛이 달리는 밤>을 추천한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우리의 역사를 라디오 드라마로
[KBS] 다큐멘터리 역사를 찾아서
2004년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KBS가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고 역사 정체성을 확립하는 목적으로 방송을 시작하였다.
고구려사를 시작으로 발해, 백제, 신라에서 조선시대까지 전반적인 한국의 역사를 드라마식으로 구현하여 재미있게 청취할 수 있게 해준다. 한국의 역사에 관심 있는 분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할만한 훌륭한 콘텐츠가 많이 있다.
윤소라 성우의 목소리로 듣는 고품격 책낭독
오디오북 소라소리
윤소라 성우가 직접 책을 골라 읽어주는 팟캐스트로 오디오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비록 책을 그대로 읽어주어 드라마적인 흥미는 떨어지지만, 오디오북을 무료로 그것도 명실상부 최고의 성우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것으로도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지금 현재 서비스가 종료되었지만 약 40개 이상의 책을 들을 수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황혼의 반란>, <사노 요코, 사는 게 뭐라고>, <코니 월리스, 여왕 마저도>, <카렐 차페크, 결혼 사기꾼>를 추천한다.
영미 문학을 원어로 낭독
영미 문학관
이승렬과 케일린이 벤자민 프랭클린의 위인 전기문,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조지 오웰의 1984 등 세계 최고의 영미 문학을 원어로 낭독해 준다. EBS 영미 문학관 이후 ‘승열과 케일린의 영미문학관’으로 팟캐스트에서 활동하였다.
지금은 오디오클립에서 『 잘 알지도 못 하면서 (해외문학 전문 토크쇼 & 낭독 드라마 쇼!)』를 진행하고 있다. 영어 공부나 해외 문학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오랫동안 꾸준한 인기와 사랑을 얻어온 만큼 영미 문학에 있어서만큼 독보적인 콘텐츠를 제공한다.
무서운 이야기와 도시괴담
[80 스튜디오] 무서운 이야기 공포라디오
무서운 이야기와 도시괴담, 번역 괴담을 이야기로 풀어주는 팟캐스트다. Reddit 번역 괴담은 귀신보다는 살인, 미스테리 등을 다루고 있는 반면, 2ch 괴담은 등골이 서늘해지는 귀신 이야기가 많다. 미스터리와 공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분명히 즐겁게 청취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팟캐스트는 팟빵에서만 들을 수 있으니 웹이나 서드파트 팟빵 앱을 다운로드하여야 청취가 가능하다. 이 팟캐스트가 취향에 맞는다면 팟빵에만 있는 [기담:이상하고 신비한 이야기], [왓섭! 공포라디오]도 들어보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추천 관련 포스트
SCP재단(SCP Foundation)
집단지성의 최고 창작물
재미있는 이야기와 문학이 있는 라디오 드라마
시사방송만 듣고 있었던 내가 점차 정치에 지쳐갈 무렵 시사 분야가 아닌 다른 종류의 팟캐스트를 찾다가 우연히 <EBS 북카페>를 듣게 되었다. 들은지 불과 일분여만에 왜 내가 지금에서야 이 방송을 듣게 되었는지 후회가 되었다. 그만큼 너무나 좋았다.
<EBS 북카페>이후 이와 비슷한 방송이 더 있음을 알게 되었고, 스트레스만 주는 시사와 정치, 경제 관련 팟캐스트보다 문학, 미스터리, 공포 장르의 드라마 팟캐스트를 더 많이 듣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어디를 가든, 무슨 일을 하든지 언제나 팟캐스트를 듣는 열혈 애청자가 되었다.
당신이 아직 팟캐스트를 알지 못해 들어보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청취해보길 적극 추천한다. 지금부터 책을 눈이 아닌 귀로 읽기 시작한다면, 올해가 끝났을 무렵에는 생각보다 많은 양의 책을 청취했다는 것에 대해 매우 놀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처럼 팟캐스트 열혈 애청자가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출처
- 1) 팟캐스트, 위키피디아
- 2) 팟캐스트, 나무위키
- 3) 이재준, 남정미 기자, “사실검증 없는 정치 팟캐스트, 자연 도태” “이미 수백만명 청취, 대안언론 가능성”, 조선일보, 2012/5/9
- 4) 조은혜 기자, 팟빵, 유료 서비스 31% 성장…종합 오디오 플랫폼 목표, APN, 2022/3/29
- 5) 서진욱 기자. 오디오북·팟캐스트… 이제는 ‘듣는’ 콘텐츠 전쟁, 머니 투데이, 2018/8/28
- 6) 이문호, 뉴스통신사 24시, 커뮤니케이션북스, 2012/10/26
- 7) 팟빵, 오디오 플랫폼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방송 트렌드 & 인사이트, 2018/2
- 8) 정덕현, 7080시대 라디오 드라마가 부활했다! 지금은 오디오 전성시대, 한국콘텐츠진흥원, 2019/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