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 반복되는 일상에서 공허함을 느낄 때, 소중한 사람 혹은 소중한 무언가를 잃었을 때, 그리고 삶이 어렵고 힘들다고 느껴질 때 등 수많은 상황 속에서 우리는 한 번쯤 이러한 질문을 하게 된다.
‘왜 사는가? 왜 나는 살아야 하는가?’ 한참을 고민해봐도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한 단계 도약하는 성찰을 가져온다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그러니 여전히 신학, 철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여전히 ‘인간의 존재 이유’를 꾸준히 탐구하고 있지 않는가.
오랜 고민에도 만족스러운 답을 내놓기 어렵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저자가 실제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겪었던 비인간적인 체험을 심리학자이자 의사 입장에서 쓴 자서전적인 체험 수기다. 그러나 다른 회고록들과 달리 ‘삶의 의미와 인간다움’에 대해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각으로 접근하여 읽는 이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고민과 갈등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는 분,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고 싶은 분, 의미 없는 인생을 살고 계시다고 믿는 있는 분에게 유익한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
책 소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저명한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이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겪었던 비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자전적인 에세이다. 심리학자로서 객관적으로 사회현상을 분석하는 그만의 오래된 습관을 통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인간만이 갖고 있는 존엄성과 따스한 마음이 있음을 목격한다.
또한 지옥과도 같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가장 오랫동안 살아남는 수감자들은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며, 마지막 빵 한 조각까지 나눠주던 사람이었음을 목격한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의 가장 깊은 욕망은 의미와 목적을 찾는 것임을 깨닫고 그만의 정신 치료법 이론, 로고테라피를 창시한다. (1)
끔찍한 공포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겪었던 작은 고통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은 강제 수용소에서의 일상이 평범한 수감자들의 마음에 어떻게 반영됐을까 하는 질문에 답하려고 쓴 것이다.
빅터 프랭클, 고난의 길과 고생의 삶 그리고 그 의미
1. 죽음의 강제 수용소에서
오스트리아 비엔나 출신의 교수이자 정신과 의사였던 빅터 프랭클.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비극으로 가득 차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유대인이란 이유로 지옥과도 같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모진 박해를 받고도 살아남은 운 좋은 소수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의 부모와 사랑하는 아내는 그렇지 못했다.
강제 수용소에서 프랭클은 인류가 가할 수 있는 모든 절대 악을 경험한다. 끊임없는 굴육, 참을 수 없는 굶주림, 수시로 닥치는 죽음 등은 그를 포함한 죄수 모두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많은 동료 수감자들은 점차 목숨을 건 매일의 사투로 지쳐갔으며 자신감을 잃어갔다. 그렇게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상실한 사람들에게 어김없이 죽음이란 존재가 찾아왔다.
하지만 그는 살아남았다. 반항과 탈옥 등 운명을 거스르기 위한 위험한 결정은 잠재적으로 더 빠른 죽음을 가져온다는 것을 동료의 죽음을 통해 깨달은 후, 절망적인 자신의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언젠가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절대 놓지 않으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텨나갔다.
2. 고통 속에서 자유를 찾은 프랭클
누구도 상상하기 싫은 그 끔찍한 상황 속, 프랭클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희망을 잃고 의미 찾기를 포기한 사람들 모두 일찍 죽었지만 무언가를 위해 살거나 희망을 놓지 않는 죄수들은 더 오랫동안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모진 수난과 박해라는 외부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에게 달려있다. 비록 이곳을 탈출한 힘은 없지만, 난 상황을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각은 그를 변화 시켜나갔다. 통제 불가능한 절망적인 상황일지라도 자신의 태도를 선택하고 모든 상황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되자, 고통 속에 자신만의 자유가 찾아왔다.
3.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프랭클. 그는 ‘삶의 의미’가 지니는 중요성을 직접 경험했다. 그리고 ‘삶의 의미’ 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험은 전쟁 후 정신과 의사로서의 새로운 삶 속에서 보완되고 다듬어진다. 중독, 분노, 우울증에 빠져있는 환자, 삶의 의미 상실로 공허함과 절망을 느끼는 환자 등 다양한 정신적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로고테라피를 창시한다. 강제 수용소에 있는 동안 생각해온 정신 치료 이론을 완성한 것이다.
로고테라피는 환자가 자신의 삶에서 개인적인 목적과 의미를 찾도록 안내한다. 삶의 목적과 의미는 개인마다 다르며 날마다 또는 시간이 바뀔 때마다 변할 수 있다. 게다가 삶의 의미는 미쳐 보지 못했던 삶의 작은 일부분에서 찾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프랭클은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해준다.
삶의 진정한 의미찾기
빅터 프랭클 박사는 우리에게 ‘삶의 의미’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보라고 말한다. 간혹 풀지 못하는 어려운 문제라 할지라도 방향을 조금만 틀어보면 너무 쉽게 해결책을 찾을 때가 있듯이, 프랭클 박사가 제시하는 다음 세 단계 방법은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인간은 조건 지어지고 결정지어진 것이 아니라 상황에 굴복하든지 아니면 그것에 맞서 싸우든지 양단간에 스스로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존재이다. 인간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존재할 것인지 그리고 다음 순간에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 항상 판단을 내리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세 개의 우물
프랭클 박사의 로고테라피라는 정신요법으로 실제 정신 질환자를 치료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큰 효과를 봤다. 플랭크 박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환자 치료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이론을 발전시켜다.
그렇게 박사는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인생의 과제 찾기, 사랑의 의미 찾기, 시련의 의미 찾기 등의 세가지 단계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린다. 또한 이 세가지 단계를 ‘의미의 우물(Wells of Meaning)이라고 정의 내린다. 만약 당신이 희망을 잃고 인생의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동기가 필요하다면 여기 세 개의 우물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길 바란다.
진리란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어도 단 한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 갈 수 없다는 것이다.
마무리 – 깊은 가르침을 준 책
도서관에서 이 책을 읽었을 때, 나는 남들이 쳐다보는 것을 모를 정도로 정말 미친 듯이 울었다. 주체할 수 없이 ‘엉엉’ 우는 통에 도서관 사서가 나에게 괜찮냐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그때 난 정말 힘들었다.
태국 결혼 생활 3년 차. 아내는 첫 아이를 임신했다. 돈을 벌어야 했다. 하지만 태국에서 타지인 그것도 태국말 한마디 못하는 외국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래서 난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다시 들어왔다. 그렇지만 돈벌이는 쉽지 않았다. 오랜 외국생활로 한국 생활에 적응하기도 힘들었다. 그렇다고 다시 돌아가긴 싫었다.
아내가 있는 태국 지역 이름은 ‘얄라’다. 태국 남부에서 유일한 내륙 주이자 말레이시아와 가장 근접한 지역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1900년 초 태국에 편입되기 전까지 말레이시아 정확히 무슬림 영토였다. 그렇다 보니 말레이족 무슬림의 분리주의자에 의한 폭탄 테러, 총격 사견이 수시로 일어난다. 아내는 잘 말하려 하지 않지만 근 십 년간 수천 명이 폭탄테러로 죽었다. 불과 한국 오기 몇 달 전, 총격 사견으로 14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만큼 태국 내에서도 가장 위험하고 불안한 지역 중 하나다. 그래서 가기 싫었다.
돈을 벌어 치안이 안정된 한국에서 거주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가족을 지킬 수 없다는 생각에 내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이 책을 읽은 것이다. 내 생각이 지옥과 천국을 만든다. 고난은 삶의 과정 중 일부다.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다. 결국 나는 첫 아이를 보기 위해 그 동안 번 돈 몇 백 만원을 들고 다시 태국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좋은 것을 보려고 했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으려 했다.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왔다. 그렇게 가장 처음 시작한 것이 블로그 쓰기였다.
지금 현재 아내는 둘째를 임신했다. 첫째는 벌써 한국 나이로 세 살이 되었다. 나는 현지 태국 초등학교 영어 선생님이 되었고 나의 일에 만족하고 있다. 가르치는 일이 적성에 맞는다. 그리고 이 곳의 순박한 사람들이 좋다. 늘 웃는 그들의 모습에서 이 곳이 ‘테러 위험지역’이라는 사실을 잊게 해준다. 분명 나는 이 곳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게 될 것이다.
분명 천국 어딘가에서 빅터 프랭클이 웃으면서 한마디 할 것 같다.
“허허… 강제 수용소에서 그렇게 개고생하면서 글을 쓴 보람이 있구만.”
분명 당신도 어느 곳 어느 시간대에 있든 당신만의 삶의 의미를 찾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