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MBTI를 모르면 대화가 안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MBTI 검사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 그중 10여 분만에 16개 성격 유형중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 자세히 알려준다는 무료 성격유형검사/16Personalitie 사이트는 인터넷 유명 유튜버들 사이에서 일명 뜨는 콘텐츠로 연일 소개되면서 그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또한 계속되는 인기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MBTI 트렌드는 일종의 밈(meme)형태로 바뀌어 ‘MBTI 유형별 상처 받는 말’, ‘MBTI 유형별 궁합’ 등 MBTI와 관련한 다른 콘텐츠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MBTI 테스트는 정말 믿을 수 있는 것일까?
그래서 알아보았다.
MBTI가 만들어진 배경부터 시작하여 과학적으로 검증된 믿을 수 있는 검사인지 자세히 살펴본다. 또한, 갑자기 MBTI가 인기를 얻게 된 배경과 왜 지금 우리가 MBTI 검사에 열광하게 되었는지 근본적인 심리적 원인도 찾아볼 것이다.
MBTI 테스트란?
우선 가장 먼저 MBTI가 도대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자.
MBTI의 정식 명칭은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로 세계적인 정신분석학자 칼 융( C.G.Jung)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캐서린 쿡 브릭스(Katharine C. Briggs)와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Isabel B. Myers)이 만든 자기 보고식 성격 유형 검사(Self-report inventories)다.
방식은 간단하다. MBTI는 주어진 93개의 질문에 대상자가 답한 결과를 바탕으로 4종류의 선호 지표에 따라 점수 낸다. 이렇게 나온 점수는 16가지 심리 유형 중에 하나의 성격으로 분류한다. MBTI 검사는 다른 유사 성격 유형 검사보다 직관적이고 빠르게 결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업무적성 검사용으로 혹은 학교의 진로 상담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1)
MBTI 테스트가 숨기고 싶었던 역사
미국에서만 연간 약 200만 명의 사람이 회사 인사과, 대학교, 심지어 정부 기관에서 MBTI 검사를 받고 있으며, MBTI 관련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 CPP사는 매년 2,000만 달러(한화 약 200억 원)를 벌어들이고 있다.(2)
그만큼 MBTI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그리고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성격 검사다. 그러나 분명히 이상한 점이 있다.
그것은 MBTI 테스트를 만든 캐서린 쿡 브릭스(Katharine C. Briggs)와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Isabel B. Myers)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잘 알려지기를 원치 않고 있다는 말이 정답에 가깝다.
옥스퍼드 영문학 부교수이자 논픽션 작가, 메르베 엠레(Merve Emre)는 심리학자가 아님에도 MBTI테스트를 만든 두 심리학자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사실에 강한 호기심을 느끼고 이를 본격적으로 파해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알아낸다.(3)
“여성이 권위적인 심리학계에서 큰 업적을 세웠음에도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의문이 생겼어요. 그래서 관련 연구자료가 있는 플로리다 대학에 자료를 볼 수 있는지 문의했죠. 그러나, 대학교에서는 별도의 자료를 보기 위해선 심리학 유형 응용 센터 (Center for Applications of Psychological Type, Inc. – CAPT®)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입장만 돌아왔어요. 무척 생소한 이름이라 알아보니, CAPT®는 브릭스 마이어스 (Briggs Myers)가 죽기 전에 설립한 MBTI 연구기관이더군요.
나중에 플로리라 대학의 사서로부터 자료를 열람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말을 전해 들었어요. MBTI 테스트의 저작권을 갖고 있는 CPP에서 마이어스와 브릭스와 관련한 이미지, 정확히 MBTI의 명성을 해칠 어떤 일도 발생하지 않도록 단단한 조치를 취해놨다고 하더군요.”
메르베 엠레의 인터뷰 기사 내용 중
열정 가득한 아마추어 심리학자 부녀
메르베 엠레는 MBTI와 관련하여 ‘성격 판매상: MBTI의 이상한 역사와 인성검사의 탄생 (The Personality Brokers: The Strange History of Myers-Briggs and the Birth of Personality Testing)’이라는 제목의 책을 저술한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 MBTI가 숨기고 싶어 했던 배경 역사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 두 부녀는 심리학이나 사회학을 정식으로 배우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들은 인성검사(personality assessment)에 대해 무척이나 관심이 많았죠. 어머니 브릭스는 1917년부터 그녀 자신이 가족과 너무도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의문을 품고 성격에 대해 자신만의 연구를 시작했어요. 자연스럽게 그녀의 딸, 브릭스도 어머니의 연구에 동참을 하죠.
둘의 연구에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어요. 딸 브릭스가 자신만의 성격 분류법과 그 이론을 정립해나갔죠. 그러던 어느날, 스위스의 정신의학자이자 분석심리학의 개척자, 칼 융의 심리 유형(Psychological Types)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아요. 자신이 만든 이론과 유사하지만 그보다 훨씬 뛰어났거든요. 그래서 그들은 칼 융의 이론을 따르기로 결심하죠.”
MBTI 설계에 큰 영향력을 준 칼융의 저서 ‘심리 유형‘
잠시, 칼 융의 저서 ‘심리 유형’에 대해 알아보자. 이 책에서 그는 개인이 세상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크게 내향적인 유형과 외향적 유형의 성격으로 나뉘며, 대부분 둘 중 하나의 성격이 더 우세하게 나타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를 다시 심리적 기능에 따라서 감각, 직관, 사고와 감정의 네 가지 범주로 성격을 구분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그러나, 그는 인간이 단 하나의 심리만이 존재한다고 단정 짓는 것은 무자비한 횡포이자, 사이비 과학적인 편향이라고 지적하면서 일반화의 오류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그리고, 칼 융은 과학이란 것도 인간 사고의 많은 형태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다고 겸손되게 말한다.(4)
MBTI 탄생의 역사
엠레 교수는 두 부녀의 놀라운 결실로 만들어진 MBTI 테스트의 역사에 대해 계속 말을 이어나간다.
MBTI의 핵심
CAPT®이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 두 부녀에 대해 널리 알리지는 것을 꺼리는 이유는 이들이 전문적으로 심리학 혹은 사회학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비 전문가가 만들었기 때문에 성격을 분류하는 측정이 모호하고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선입견을 우려한 것이다.
매르베 교수는 MBTI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일주일간 MBTI 트레이닝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만의 관점에서 MBTI의 본질을 깨달았다고 말한다.(5)
“솔직히 저는 성격을 검사할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아요. 성격은 환경에 따라, 만나는 사람에 따라 매번 달라지잖아요. 그런 면에서 MBTI가 단순히 성격만을 알려주는 테스트라고 단정한다면 분명한 한계점과 약점을 드러내죠.
그렇지만, MBTI는 단순히 성격만을 알려주는 테스트가 아니예요. 자신과는 다른 사람의 태도와 생각을 이해하는 장치이자 도구(nonjudgmental tool)라고 보는 편이 옳아요.
MBTI는 당신의 성격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미안해하거나 변명해야 할 필요 없다고 말하죠. 그러면서 좀 더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당당하게 당신의 취향을 선택하라고 강조하죠. 궁극적으로 MBTI의 본질은 자신의 선천적인 선호도를 알아내어 가장 행복하고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훌륭한 도구이자 장치라고 생각해요.”
MBTI의 한계와 문제점
엠레 교수가 일찍이 언급했듯이, 93개의 문항으로 세상의 모든 사람의 성격을 단 16개의 유형으로 단정짓는 테스트는 여러가지 문제점과 한계점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 .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교의 조직심리학자 아담 그랜트(Adam Grant)는 ‘MBTI검사의 한계’라는 글을 통해 MBTI 검사가 아무런 의미와 근거가 없는 일종의 ‘돈 낭비’라고 주장한다.(6)
“MBTI 검사로 알게된 당신의 성격으로 어떤 상황을 선택해야 행복할지, 당신이 어떤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해야 잘할 수 있을 지, 혹은 결혼 생활이 얼마나 행복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랜트의 주장처럼 MBTI테스트는 성공과 행복에 이끌어주는 도구로 적합하지 않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조사에 따르면, MBTI 테스트는 직업과 성공에 어떠한 긍정적인 영향도 주지 않음을 밝혀졌다. (7) 그 밖에 관련 심리학자와 사회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MBTI의 한계와 문제점을 말한다. (8)(9)(10)
그럼에도 MZ세대에게는 핫한 MBTI
MBTI가 과학적인 검증되지 않은 이론이므로 MBTI 성격을 말하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MBTI 관련 게시물에 글을 달아보라. 그러면 불과 몇 분 후에 ‘시대 흐름에 떨어지는 꼰대’라는 비아냥 섞인 댓글을 보게 될 것이다.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를 합친 용어)는 MBTI를 직업이나 인생에서의 중요한 선택만을 위해 활용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순수한 재미를 위해서 MBTI를 한다고 생각한다면 MBTI의 유행에 담긴 다른 이면의 깊은 뜻을 발견할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MZ세대에게 MBTI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리고 잠깐의 유행을 넘어 MBTI유형이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을 찾아본다. (12)(13)(14)
MZ세대에게는 MBTI가 단순한 성격검사 도구가 아니다.
소속감을 갖게 해주는 도구, MBTI
사람은 누구나 어딘가에 소속됨으로써 사회적인 안정감과 존재감을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먹이를 찾는 들짐승처럼 우리는 자신이 속할 수 있는 집단을 끊임없이 찾아 다녔다.
그렇지만, 소속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던 혈연, 학연 그리고 지연이라는 전통적인 연결고리가 느슨해지자, 우리는 점차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딘가에 속하지 못한다는 불암감.
그래서 우리는 혈액형과 별자리라는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낸다. 혈액형으로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과 어색함을 빠르게 떨쳐버렸고, 별자리로 새로운 인간관계를 보다 쉽게 이어나갔다.
이제 시대가 발전했다. 그리고 MBTI가 등장한다. 혈액형보다, 별자리보다 좀 더 세련돼 보이고, 더 객관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MBTI. 우리는 그렇게 MBTI라는 새로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열차로 갈아타고 있는 중이다.
결론적으로, 소속감을 느끼게 해 주었던 매개체는 언제나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해왔다. 그리고, MBTI가 그 매개체의 새로운 진화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이제 MBTI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내가 어느 조직에 속한다는 안정감과 존재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을 확인하는 도구, MBTI
별자리나 혈액형 검사로 알아본 자신의 성격은 절대 변하지 않지만, MBTI는 주어진 질문에 답하는 자신의 현재 심리상태와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나 성격이 변할 수 있다. 이러한 주관적이며 상대적인 MBTI 결과는 MZ세대에게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부곽된다.
현대사회가 점차 복잡하고 개인화된 다매체 사회로 변함에따라, 사람들은 자기 상황에 맞는 여러 개의 가면을 수시로 바꿔 쓰며 하루를 보낸다. 현대인들 특히 MZ세대는 다양하게 분리되는 정체성속에서 진정 나라는 존재는 누구인지 고민하는 와중에 현재의 자신의 상태를 조금이나마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MBTI라는 도구를 찾아냈다. 동화 ‘백설공주’ 속 왕비가 거울에게 자신의 외모를 매일 아침마다 물어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MBTI를 통해 자신의 내면 상태를 점검하고 확인려는 것이다.
자신을 떳떳하게 보여주는 도구, MBTI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MBTI의 성격 코드는 내가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려주는 역할을 대신해준다.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에 ‘#해쉬태그 MBTI인증’은 그동안 설명할 수 없었던 자신의 언행의 이유를 남들에게 쉽게 이해시키는 동시에, ‘나는 이러한 사람이니, 이런 행동을 이해해주세요’ 혹은 ‘나를 대할 땐 이런 부분을 주의해주세요’와 같은 속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해 준다.
‘MBTI 유형별 성격 차이’, ‘서로 잘 맞는 MBTI유형’, ‘MBTI 유형별 주의해야 할 대화법’ 등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생산되는 이유도 MBTI가 개인의 성격을 잘 대변해주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심리적인 위로를 해주는 도구, MBTI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으로 희귀한 성격유형이라고 알려진 INFP형인 나는 그 결과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리고 어느 날, 같은 성격 유형을 갖고 있던 친구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
‘나와 같은 INFP네. 대박. 너무 반갑다. 우리 언제 만나 같이 대화하자.’라는 단순한 메시지였다.
난 그 메시지를 보자 나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나왔다. “
저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기 바쁜 세상 속에서 다른 누군가가 내 마음을 가슴 깊이 이해해주는 경우는 무척 드물게 찾아온다.
그러나 MBTI의 성격유형을 SNS를 통해 여러 사람에게 알림으로 우리는 자신과 같은 성격의 사람을 보다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같은 성격의 사람과의 솔직한 대화를 통해 만들어진 공감대는 ‘나만 힘들지 않구나’, ‘나만 다르지 않구나.’라는 정서적 유대감과 동질감과 함께 다른 어떠한 심리적 치료보다 큰 위로감을 얻게 해 준다.
외로움과 관계단절를 극복하는 도구, MBTI
다른 사람들과 자발적으로 신체적 접촉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늦출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개인이 사회라는 조직 내에서 소외 거나 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자밀 자키( Jamil Zaki) 교수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사회적으로 다른 사람과 유대감을 맺고 소통해가야 존재할 수 있으며, 코로나 사태로 사회적 관계 맺기를 할 수 없게 되면, 우리는 장기적으로 심리적, 신체적 위기를 맞이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15)
그러나, 다행이도 우리의 현실은 자키 교수의 걱정처럼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MBTI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MBTI라는 새로운 도구를 통해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어가며 정신적으로 피폐해지지 않도록 암암리에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SNS를 통해 자신과 같은 성격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유대감을 갖은 MZ세대들은 MBTI를 통해 삶의 활력과 재미를 다시 찾게 되었다고 말한다.
다시말해 MBTI는 코로나로 인한 외로움과 관계 단절을 극복하게 도와주고 개인과 개인의 관계를 다시 맺어주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 셈이다.
놀이의 도구, MBTI
MZ세대는 다른 세대와 다르게 자신만의 놀이문화를 창조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MBTI 검사 결과를 단순히 남들에게 공유하는 검사의 대상이라는 객체에 만족하지 않고, 자기 나름을 해석을 더해 MBTI를 밈(Meme)으로 재창조하는 유통의 주체가 되었다.
실제로 ‘MBTI 유형별 상처 받는 말’, ‘유형별 궁합’, ‘유형별 연애 스타일’ 등의 다소 1차원적인 밈 형태에서 시작해서, MBTI의 세계관을 창조하여 만화 캐릭터에 맞는 MBTI 성격을 정의 내리고 MBTI를 이용한 소설을 쓰는 등 복잡한 형태의 새로운 놀이 문화를 개척하고 있다. 그래서 MZ세대는 MBTI가 신빙성이 있는냐를 신경을 쓰기보다는 여럿이서 함께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놀이 도구로 생각한다.
그럼에도 MBTI 과몰입이 위험한 이유
자신의 개성을 중요시 여기는 MZ세대에게 ‘나라는 존재’는 언제나 큰 관심거리다. 그래서, 그들에게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 알려주는 MBTI는 그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심리상담가’ 일 수 있다. 하지만, MBTI의 인기와 함께 과하게 몰입하는 현상이 늘어나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MBTI 과몰입’의 위험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을 한다. (15)
성격 유형 검사는 사람을 유형별로 나누는 것인데, MBTI의 16가지 유형에 모든 사람의 성격을 담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자신에게 듣기 좋은 설명이란 이유만으로 무조건 신뢰하게 되면, MBTI의 유형이라는 기준안에서 사람을 판단하는 편견과 선입견에 빠지게 되는 것도 주위해야합니다.
또한, 과도하게 MBTI에 의존하면 본인 스스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를 주저하게 되어 옳바른 결정을 내릴 순간을 놓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에서 무료로 가볍게 이뤄지는 검사는 신뢰도, 타당도 검증 작업을 거치지 않은 일종의 ‘가짜’입니다. 약은 약사에게 처방을 받아야 하듯이, MBTI 검사도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전문가에게 받아야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무리 – MBTI는 단순한 유행?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처음으로 사회에 진출한 여성들을 위해 MBTI를 고안해냈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 MBTI는 코로나 시대의 인간관계를 연결해주는 새로운 연결고리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MBTI가 갖고 있는 단점과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위로를 해주는 도구,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 그리고 놀이의 도구로서 MBTI 유형검사는 단순한 유행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또한, MBTI는 혈액형·별자리를 뛰어넘어 인간관계를 재 정립하는 새로운 사회적 수단이자 문화적 도구로 이용될 것이다. 앞으로 내 자녀들의 소개팅 자리에선 MBTI를 물어보는 것이 무척이나 자연스런 인사처럼 느껴질 것이다.
출처
- 1) MBTI의 이해, 한국 MBTI연구소출처
- 2) Dean Burnett, Nothing personal: The questionable Myers-Briggs test, the gurdian, 2013/3/19
- 3) Joseph. S., Estelle. C., Why the Myers-Briggs test is totally meaningless. VOX, 2015/10/8
- 4) 칼 구스타프 융, 심리 유형, 부글박스, 2019/2/10
- 5) N’dea Yancey-Bragg, Here’s why people still take the Myers-Briggs test — even though it might not mean anything, US TODAY, 2019/5/6
- 6) Adam Grant, Say Goodbye to MBTI, the Fad That Won’t Die, 2013/9/17
- 7) Joseph. S., Estelle. C, Why the Myers-Briggs test is totally meaningless, VOX, 2015/10/8
- 8) Rose Eveleth, The Myers-Briggs Personality Test Is Pretty Much Meaningless, Smithsonian Magazine, 2013/3/26
- 9) Anthony Zurcher, Debunking the Myers-Briggs personality test, BBC NEWS, 2014/7/15
- 10) Pittenger. D. J., Measuring the MBTI. . .And Coming Up Short., Journal of Career Planning and Employment, 1993/11
- 11) David. J. P., The Utility of the Myers-Briggs Type Indicator, Marietta College, 1993/12/1
- 12) 이채원, MBTI쯤은 알아야 요즘 애들, THE PR, 2020/3/30
- 13) 전현진 기자, 나도 모르는 ‘나’를 맞혀봐, MBTI, 경향신문, 2020/5/15
- 14) 김경희, MBTI는 단순한 심리테스트가 아니다, SK Career Journal, 2020/6/5
- 15) Melissa. D. W, Instead of social distancing, practice “distant socializing” instead, urges Stanford psychologist, STANFORD NEWS, 2020/3/19
- 16) 송화연 기자, “너 MBTI 뭐야?”…MZ세대 사로잡은 ‘MBTI 마케팅’ 인기, ZUM뉴스, 202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