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시간의 법칙’ 이제는 그만!’에서 어떤 분야에서건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노력보다 ‘선천적인 재능‘이 가장 중요하며, 그 재능을 꽃 피우기 위해서는 최고의 코치와 함께하는 ‘고도의 집중된 정교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정교한 연습을 꾸준히 지원해 줄수 있는 부가 풍족한 집안에서 태어나야 최고의 자리에 오를 확률이 크다는 약간은 불편한 진실도 마주쳤다.
그런데 잠시만 생각해보자. 지금까지 언급했던 재능있고, 정교한 연습을 한사람들은 주로 ‘세계 최정상’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나와 같은 평범한 일반인의 목표는 ‘세계 최고’가 아닌 ‘꽤 괜찮은 수준’정도 일것이다. 이렇게 목표를 조금 낮게 설정하여 ‘꽤 괜찮은 수준’이 목표’라면 그 수준에 올라가기까지 필요한 노력과 시간은 대폭 줄어들 것이다.
그렇다면 ‘꽤 괜찮은 수준’을 목표로 무언가를 완벽하게 배우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이런 질문에 답을 해준 베스트셀러 작가가 있다. 조쉬 파우프만(Josh Kaufman)은 무엇인가를 완벽하게 배우는데는 처음 시작부터 불과 20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처음 20시간의 법칙, 무언가를 배우기 위한 시간은 20시간이면 충분’하다고 말하고 있다. 왜 그런말을 하는지 근거는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본다.
조쉬 파우프만(Josh Kaufman)
조쉬 파우프만은 1인 기업가이자 작가로 그의 책 《퍼스널 MBAPersonal MBA》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그는 평소 배우는 것이 취미라고 자신이 말한 만큼 자기 계발을 위한 학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육아에 바빠 자신에게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자 ‘처음 20시간의 법칙’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만의 독특하고 종합적인 접근법은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소개되었고, 그의 TEDx 강연 동영상 ‘The first 20 hours — how to learn anything’는 1,635만 명이나 시청한 만큼이나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다.(1)
‘처음 20시간의 법칙’ (The First 20 Hours)
조쉬 파우프(Josh Kaufman)은 그의 저서, 『 처음 20시간의 법칙, (원제: The First 20 Hours』에서 바쁜 일상 사이의 틈새 시간을 알뜰히 쪼개어 활용하면, 빠른 시간 내에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오로지 처음 20시간만 제대로 버틴다면 어떤 기술이든 충분히 익힐 수 있다고 주장한다.(2)
조쉬 파우프만이 주장한 ‘처음 20시간의 법칙’이 무엇인지 그의 유명한 TEDx 강연 동영상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처음 20시간의 법칙’ (The First 20 Hours)의 4단계 방법
1. 기술을 단계별로 나누어 익히기 (Deconstruct Skills)
무엇인가를 처음으로 배우기로 결심했다면,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작게 쪼개고 나누어 연습한다.
가령, 수영을 배운다고 한다면, 먼저 물속으로 머리 넣어보기, 물속에서 호흡하는 법 배우기, 발차기 배우기, 뜨기 배우기, 킥판 잡고 발차기 배우기, 킥판 없이 떠서 발차기 배우기, 수영 용법 선택하기, 자유형이면 자유형 호흡법 배우기, 자유형 팔 동작 배우기, 자유형 호흡법 팔 동작 연결해서 배우기, 자유형 호흡법-팔 동작-발차기 연결해서 배우기, 자유형 자세 교정하기, 반복 연습하기 등의 순서로 단계별 순서에 맞게 나누어서 익힌다.
정확하게 기술을 단계별로 나누기 어려울 경우,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하거나, 전문 관련 책을 구입하거나, 그래도 어렵다면 직접 수업에 참가하여 강사나 교육자의 지도를 받는다.
2장- 처음 20시간의 법칙이란
<처음 20시간의 법칙> 일부 발췌
기술을 보기 좋게 분리해두면 세 가지 장점이 생긴다. 먼저 어떤 하위기술이 가장 중요한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핵심 기술에 집중함으로써 빠른 진전을 보이게 된다. 다음으로 부담감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
모든 하위기술을 한 번에 연습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결정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몇 가지 기술에 집중하여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초보자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들을 파악할 수 있다. 중요도가 낮은 하위기술을 없애고 핵심적인 하위기술을 우선적으로 연습하자.
2. 자신의 실수를 스스로 교정할수 있을 정도로 배운다. (Learn Enough to Self-Correct)
배우고자 하는 분야와 관련하여 최소 3~5개 정도의 관련 정보 소스를 갖고 있어야 한다. 정보 소스는 책, 인터넷 정보, DVD, 혹은 강사나 선생님 등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정보는 배움의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다음에 하자고 미루는 핑계의 원인을 제공한다. 실수를 하면 실수를 확인하고 스스로 교정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면 충분하다.
4장- 필요 이상 힘들게 연습하지 않는다: 요가
<처음 20시간의 법칙> 일부 발췌
요가의 장점을 누리기 위해 수도승이나 곡예사가 될 필요는 없다. 요가의 모든 자세를 알 필요도, 신비주의에 빠질 필요도 없으며 무엇보다 다리를 목 뒤로 넘기지 않아도 괜찮다. 내 기준으로 봤을 때 기본동작 몇 가지만 알아도 충분하다.
나는 겨우 3시간을 투자하여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 원래는 복잡한 요가 동작을 더 배울 작정이었지만 이제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든다. 나는 간단한 방법으로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목표를 달성했다. 새로운 무언가을 배운다고 해서 필요 이상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3. 연습에 방해되는 모든 것들을 제거한다. (Remove Practice Barriers)
연습에 방해되는 방해 요인을 사전에 미리 제거하여, 연습에 완전히 몰입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단 30분을 연습하더라도 최고의 환경에서 방해 없이 집중해서 연습해야, 무엇이든 짧은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다. 방해 요인들을 부득이하게 제거하기 힘든 경우에는 방해요인과 배우고자 하는 것을 결합해보는 창의적인 방법이 도움될 수 있다.
와튼 경영대학원(University of Pennsylvania, Wharton School)의 행동 심리학자 캐서린 밀크맨(Katherine Milkman)은 꼭 해야 하지만 피하고 싶은 일과 좋아하지만 생산적이지 않은 활동을 창의적인 방법으로 하나로 묶으면 의외의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하며 이를 ‘유혹 함께 묶기(temptation bundling)이라고 그녀의 논문에서 정의한다. (3)
예를 들어, 하기 싫은 화장실 청소를 하는 동안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 가기 싫은 요가 운동 후에 요가를 같이하는 친구와 커피 마시며 수다 떨기, 러닝 머신을 타며 좋아하는 드라마를 시청하기 등으로 자신만의 창의적인 방법을 만드는 것이다.
‘유혹 함께 묶기’는 연습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를 미리 차단하고 창의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만든다. 더 자세한 사항은 ”유혹 함께 묶기’를 소개하는 밀크맨의 강의에서 찾아볼 수 있다.
4. 최소 20시간 연습하기. (Practice at least 20 hours)
아무것도 모르는 처음에 하는 실수는 언제나 반갑지 않다. 이러한 좌절의 벽(frustration barrier)을 넘기 위해서는 최소 20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고 카우프만은 강조하고 있다.
마치는 글
<처음 20시간의 법칙> 일부 발췌
나는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꽤 많은 기술을 습득했다.나는 천재가 아니다. 혹은 기벽이 있는 사람도 아니다. 천부적으로 재능을 타고나지도 않았다. 일상 업무를 중단한 적도 없다. 모든 일을 접지도 않았고 세상 저편으로 도망치지도 않았다. 우리 가족을 내팽개치지도 않았다.
그저 매일 1시간씩 시간을 내어 연습을 계속했을 뿐이다. 나는 지능적인 방법으로 기술을 연습했다. 수수께끼만 같던 기술은 날이 갈수록 실타래가 풀리듯 술술 풀렸다. 대개는 시간이 약이었다. 약간의 시간을 내어 정보를 찾고 20시간 동안 지속적이고 집중적으로 의도적인 연습을 한 게 다였다. (…)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연습을 시작할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내일은 없다. 다음 주도 없다. 다음 달도 없고 내년도 없다. 바로 지금뿐이다. 삶의 주인인 여러분에게 선택권이 있다. 평소 해보고 싶던 것에 시간을 투자하여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누리거나,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며 인생을 낭비하거나, 선택은 여러분 자신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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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계발서에 대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내가 조쉬 파우프만의 ‘처음 20시간의 법칙’을 그냥 넘어가기는 무척 힘들었다. 그는 ‘처음 20시간의 법칙’을 통해 요가, 우쿨렐레, 윈드서핑, 프로그램 등을 배웠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한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그의 법칙과 관련한 어느 과학적인 연구나 관련된 논문이 있지 않다. 그저 그는 ‘내가 해보니 되었다. 그러니 너희도 해봐라.’라고 설득력이 부족한 강요를 한다.
그는 실천이 최선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안드레스 에릭슨(K.Anders Ericsson) 교수의 말처럼 전문가의 피드백 없이 무작정 단순하게 반복하는 연습은 무의미하다. 특히 20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유튜브 동영상으로만 학습한다면 처음부터 잘못된 버릇을 몸에 익힐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그 또한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처럼 자신이 쓴 책을 파는 작가이다. 많은 약장수들 중에 자기 약이 몸에 해롭다고 말하는 사람 없듯이 자신이 쓴 책의 좋은 점과 효과만을 강조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가 자신있게 설명했던 ‘처음 20시간의 법칙’의 4단계 또한 특별하지 않고, 다른 양산형 자기계발서나 어느 잡지책에서 봤을 법한 평범한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20시간의 법칙’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20시간의 법칙’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내용은 분명 있다.
그것은 무엇인가를 새롭게 도전하고 배우고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지금’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시작할 때 이것을 완전히 배우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지례 겁먹을 필요 없이, 그저 처음 20시간으로 완전하지 않지만 꽤 괜찮은 수준으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지금. 바로 이 순간부터 무엇이든 배우기를 시작하자.
마무리 – ‘처음 20시간 법칙’을 따라 살고 있는 내 인생
나는 30살이란 다소 이른 나이에 회사를 퇴직했다. 그리고 20대의 나의 삶을 보상받기 위해 배우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정말 열심히 배웠다. 수영, POP 글쓰기, 오카리나, 도자기 공예, 오토바이, 스쿠버다이빙, 색연필 그림, 영어, 태국어 등을 다양하게 배우면서, 나는 단 한 번도 최고가 되기 위해 혹은 배운 것들을 돈벌이로 유용하게 쓰기 위한 목적으로 배우지 않았다. 그때 당시에는 시간도 돈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던 때라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배울 수 있었고 그렇게 배우는 것이 마냥 좋았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무엇인가를 새롭게 배우는 매 순간이 즐겁고 행복했던 것도 삶에 여유가 있어서였던 것같다. 지금은 비록 육아와 직장으로 삶의 여유를 찾기 힘들지만, 오늘 하루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언가를 완벽하게 배우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를 준비하는 한 주 동안, ‘배우고 익힌다는 의미’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 봤다. 그리고, 죽음이란 친구가 나에게 다가오는 그날까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것을 절대 놓지 않으리라고 다짐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오늘 하루 무언가를 배우고 익히는 소중한 나날이 되길 빈다.
출처
- 1) Mary Halton, Don’t have 10,000 hours to learn something new? That’s fine — all you need is 20 hours, Idea.TED.com, 2019/1/21)
- 2) 조쉬 카우프만, 처음 20시간의 법칙, 출판사 알키, 2014/3/18
- 3) Milkman. K., Minson. J., Volpp. K., Holding the Hunger Games Hostage at the Gym: An Evaluation of Temptation Bundling, Management Science, 2013/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