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우리는 ‘가짜 뉴스(Fake News)’라는 용어를 쉽게 접한다. 그만큼 ‘가짜 뉴스’가 우리 사회에 범람하고 있고, 그에 따라 우리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SNS를 통한 초 연결 시대에서 페이스북, 유튜브, 카카오톡 등을 통해 만들어진 가짜 뉴스는 전문가 및 기자 집단의 아무런 사실 검증 없이 네이버나 다음 같은 미디어 플랫폼 통해 무차별적으로 확산된다.
널리퍼진 가짜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는 분명 그것이 거짓이라고 확신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많은 양의 가짜 뉴스의 파도에 압도당하고 정신을 잃어 그것이 결국 진실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경향을 보여준다. 이렇듯 ‘가짜 뉴스’는 크게 민주주의의 근본을 해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우리의 생활에 보이지 않게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늘은 사람들이 왜 이렇게 근거 없는 ‘가짜 뉴스’를 믿게 되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고 어떻게 해야 ‘가짜 뉴스’를 피할 수 있는 날카로운 선구안을 가질 수 있을지 그 방법도 알아보겠다. 미디어와 사람의 심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좋은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
가짜 뉴스(Fake News)의 정의
가짜 뉴스(Fake News)는 정치,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실제 언론 보도처럼 보이도록 정교하게 가공하여 사실이 아니거나 잘못된 생각을 유도하는 일종의 사기물이자 선전물 또는 허위 거짓 정보를 말한다. 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 박아란 선임연구위원은 가짜 뉴스와 관련하여 다음의 설명을 덧붙인다.(1)
“주류면 진짜 뉴스고 비주류면 가짜 뉴스가 아니예요. 1인 미디어도 퀄리티 있고 깊이 있는 탐사보도도 하죠. 그래서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류 언론이 가짜 뉴스를 생산할 가능성이 적긴 하지만, 만에 하나 나쁜 마음을 먹고 가짜 뉴스를 생성하고 배포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가짜 뉴스의 유통
사실 가짜 뉴스는 오래전부터 루머, 헛소문, 유언비어, 지라시 등 다양한 이름으로 존재해왔었다. 과거의 각종 거짓 정보들은 입소문, 책, 신문 등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전달되어 정보 유통의 속도가 느렸고, 정보의 양도 적어서 사실 확인이 가능했다.
반면에, 오늘날 정보 유통 방식의 혁명적인 변화로 다음, 네이버 등과 같은 미디어 포털 사이트 외에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카카오톡 등의 개인 SNS를 통해 하루 평균 약 6만 건이 넘는 뉴스와 정보가 생산되어 유포된다. 그러다보니 정보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고, 자료의 검증 조차 쉽지가 않다.(2)
이렇게 생산된 엄청난 양의 가짜 뉴스라도 누군가가 읽고 소비하지 않는다면 조용히 묻히거나 사라진다. 그러나 온라인 상에서는 각각 개인들이 정보 선택의 주체가 되다 보니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처럼 개인의 성향에 맞춰 페이지, 채널, 영상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을 통해 아무리 거짓 뉴스라고 할지라도 자신의 생각과 성향이 맞는다면 관련 거짓 정보와 뉴스를 자주 그리고 반복해서 보여준다.
또한, 자신의 성향에 맞지 않거나 반대된다면 진실된 뉴스는 철저히 외면 받을 수 있게 된다. 결국, 눈과 귀가 가려진 개인은 가짜 뉴스로 인한 편견과 선입견에 사로잡혀 최종적으로 가짜 뉴스의 주요 소비층이 되고 만다. 이런 구조적 현상을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라고 한다.(3)
‘필터 버블’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짜 뉴스의 확산
가짜 뉴스 주요 소비층들은 아무리 그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의 소셜미디어, 블로그, 유튜브 채널일지라도 자신의 견해를 옹호해주고 그들의 근거를 꾸준히 뒷받침 해준다고면 가짜를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며 무작정 신봉한다. 그리고 그에 반대되는 생각과 의견을 갖은 전문가는 사기꾼이며 엉터리라며 극단적으로 배척한다.
이렇듯이 ‘당신은 나와 생각이 같으니까 당신의 말은 모두가 진실이다.’라는 위험한 생각은 사회, 정치적 분야에 양극화를 초래하고, 가짜 뉴스에 양분을 주어 가짜 뉴스가 더 많이 생산되어 퍼지는데 크게 일조한다.
이와같이 정치․사회에 대한 ‘사실’에 신경 쓰기보다는 단지 원하는 것을 믿으려는 현상은 전문가 집단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고, 언론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트린다. 그리고 정보와 자료의 수용과정에서 검증 없이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행위는 가짜 뉴스로 인한 폐해를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만들 수 밖에 없다.
미국의 작가이자 포모나 대학교 교수 데이비드 포스터 월래스(David Foster Wallace)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이 점차 진짜와 가짜 뉴스를 구별하기 힘들게 만들 것이라고 염려했다. (4)
“사람들이 집단 사상을 추종하듯 믿고 싶은 바를 재 확인해주는
편파적인 뉴스만 골라 듣고 있기 때문에, 어떤 뉴스를 들어야 하는지,
무엇이 진실이고 왜곡인지 구별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 분명합니다.”
-데이비드 포스터 월래스(David Foster Wallace) –
가짜 뉴스를 만드는 이유
성공회대 최진봉 교수는 가짜 뉴스를 만드는 이유를 간단하게 세가지로 설명하였다.(5)
마케도니아에서 가짜 뉴스 작가로 일을 했던 한 여성은 BBC과의 인터뷰에서 가짜 뉴스로 벌어들인 수익을 공개했다. 그녀는 구글, 페이스북 등 미디어 플랫폼에 가짜 뉴스를 유통시켜 하루에 최소 $2,000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녀는 기사가 아무리 엉망이고 한눈에 가짜라는 것을 눈치채더라도 호기심에 이끌려 클릭하게 만들면 광고수익이 된다고 설명했다.(6) 마찬가지로 유튜브에 가짜 뉴스와 혐오 콘텐츠가 많은 이유도 자극적인 영상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시청하게 만들면 쉽게 광고수익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 경영학 교수 사이넌 아랄(Sinan Aral)의 연구팀은 가짜 뉴스의 확산 속도는 진짜보다 대략 6배나 빨리 전파되며, 그 이유는 가짜 뉴스의 새로움과 놀라움이 뇌에 도파민과 아드레날린 방출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팀은 가짜 뉴스가 언제나 인기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7)
자극적이며 새로움과 놀라움을 제공하는 가짜 뉴스 제공자는 주변의 주목과 관심을 누구보다 빨리 받는다. 그리고 남들이 모르는 새로운 것을 전달하고 공유함으로써 정보 권력에서 우월한 위치에 차지하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정보를 끝임없이 생산하는 일은 자기만족을 실현해준다. 그래서 많은 유튜버들이 가짜 뉴스와 혐오 콘텐츠를 제공함으로 누구보다 빠르고 쉽게 구독자를 얻고 유명세를 타고 있다.
가짜 뉴스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가장 악질 중의 악질이다. 그들은 우선 혐오, 차별, 분노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임의의 집단을 선택하고 일반화시켜 양분화된 두 진영이 만들어지도록 나눈다. 이렇게 단순화되어 흑과 백으로 나뉜 두 그룹에 자극적인 가짜 뉴스를 지속적으로 공급하여 서로 피 터지게 싸우도록 하여 대립과 갈등을 조성한다. 그리고 정치인과 언론인들은 이런 대립과 갈등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이익을 취하고, 자신만의 막강한 정치적 권력을 쌓아간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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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가 무서운 이유
가짜 뉴스가 무섭고 염려스러운 이유는 내용이 거짓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언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언론처럼 포장하여 진짜 뉴스인 것처럼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속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거짓 뉴스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왜 가짜 뉴스를 믿게 되었는지 그 흐름과 이유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이해과정이 있어야 가짜 뉴스를 맹신하는 사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고, 나 자신이 가짜 뉴스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당신은 자신있게 가짜 뉴스를 판별할 수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 있게 가짜와 진짜 뉴스를 정확하게 걸러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근거 자료와 사진까지 조작하는 최근의 가짜 뉴스에 기자와 미디어 전문가들도 쉽게 넘어가서 팩트 확인 없이 오보를 내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입소스(Ipsos)는 사람들이 가짜 뉴스를 선별 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싱가포르 시민과 현지 거주 외국인 75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참가자 중 91%는 최소 1개의 가짜 뉴스를 진짜로 믿었으며, 5개의 가짜 뉴스 가운데 1개 또는 2개를 골라낸 참가자 비율는 43%에 불과했다.(9)
한국도 싱가포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2018년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 대다수인 93.2%가 모바일 동영상 정보에 대한 사실 판단 능력이 보통 이상이라고 평가했지만, 가짜 뉴스 등 허위정보 테스트 결과 5명 중 2명은 사실정보를 확인하고 가짜 뉴스를 구별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확인되었다.(10)
싱가포르에서 가짜 뉴스 실험을 주관한 입소스의 연구 이사 로버트 맥페드(Robert McPhedran) 는 실험 후에 가짜 뉴스를 골라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실제 판별 능력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11)
“사람들의 교육 수준이나 미디어 소비 습관과는 전혀 관계없이 가짜 뉴스를 골라내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이 이번 실험을 통해 입증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뉴스라는 것이 우리가 몰랐던 사건이나 정보를 대중에게 알려주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이런 뉴스가 사실인지 아닌지 검증하지 못하거나 혹은 안 한다면 절대 가짜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죠.”
가짜 뉴스를 믿는 첫 번째 이유 – 진실 착각 효과(illusory truth effect)
히틀러의 최측근이자 나치 선전 및 미화를 책임졌던 파울 요제프 괴벨스(Paul Joseph Goebbels)는 일찍이 선동과 가짜 뉴스의 힘을 알고 있었다. 그는 ‘거짓말은 처음에는 부정되고 그 다음에는 의심받지만 되풀이하면 결국 모든 사람들이 믿게 된다.’ 라고 말했다.
예일 대학교 사회 심리학 연구팀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가짜 뉴스에 노출되면 가짜 뉴스를 진실이라고 인식하게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여 괴벨스가 한 말이 사실임을 입증하였다.(12)
연구팀은 페이스북에 실제로 있는 가짜 뉴스 헤드라인을 실험 참가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러자 참가자들은 가짜 뉴스가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다르고, 심지어는 가짜 뉴스라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지속적으로 보여진 가짜 뉴스를 진실로 믿게 되는 진실 착각 효과(illusory truth effect)가 일어났다. 심리학 용어인 진실 착각 효과(illusory truth effect)는 객관적으로 정보의 진실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단지 친숙함과 익숙함에 따라 진실 여부를 판단하는 우리의 인지 편향을 뜻한다.
우리 뇌는 언제나 에너지를 적게 쓰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취하도록 설계되어있다. 그러므로 같은 이야기를 자꾸 반복해서 듣다 보면 그 이야기가 진짜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익숙한 것을 사실로 처리하는 것이 신경이 덜 쓰이며 마음이 편해지기도 하다. 따라서 주변의 모두가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이야기하게되면 그것이 거짓 뉴스라고 할지라도 절대 거짓말이 아닐 것이라고 나 자신도 굳게 믿게 된다.(13)
가짜 뉴스를 믿는 두 번째 이유 – 확증 편향 (confirmation bias)
가짜 뉴스를 믿는 사람에게 아무리 반대되는 증거 자료를 찾아서 보여줘도 그들은 그 자료가 잘못된 것이라며 간단히 무시하고 대화를 거부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는 이러한 사람들의 성향을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한다. 청소년기에 비판적인 사고능력을 제대로 학습하지 못하고, 부모님이나 선생님 혹은 정부 지도자와 같은 권위 있는 인물들은 항상 옳다고 학습받은 세대는 확증 편향에 사로잡힐 경향이 크다.
미국 켄트주립대 경영대 관리 및 정보시스템학과 마크 위트모어(Mark Whitmore) 조교수는 가짜 뉴스와 관련한 확증 편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한다.(14)
“오늘날 복잡한 미디어 환경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여러 가지 뉴스와 정보를 접해요. 우리가 이런 서로 모순되고 역설적인 뉴스와 정보들은 접하면 복잡한 현실보다 단순한 허구에 끌리게 되죠.”
국내에서 가짜 뉴스가 외국의 경우처럼 검색 왜곡이나 일반적인 확산의 형태를 통해 유통되기보다는 카페나 메신저, 그룹 단체방 등을 통해 퍼져 나간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이 확증 편향을 통해 집단의 동질성과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짜 뉴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가짜 뉴스를 믿는 세 번째 이유 – 필터 버블(Filter Bubble)
일라이 파리저(Eli Pariser)는 온라인 필터 버블이 진실 착각 효과와 확증 편향을 더욱 확대 가속화 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왜 필터 버블을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지 그의 TED 강연을 들어보자.
MIT에서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가짜 뉴스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행동 과학자 데이비드 랜드(David Rand)는 우리가 가짜 뉴스를 믿게 된 원인을 한 단어로 아주 간단하게 설명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정신적 게으름(mental laziness)‘ 때문이라고 말이다.
대부분의 가짜 뉴스는 편파성을 이용해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진위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도록 설계되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방적이고 분석적인 사고 과정과 가짜 뉴스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절실히 요구된다. 랜드 박사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가짜 뉴스에 대한 믿음은 사람들의 분석적인 사고를 저해하고 망상, 독단성, 종교적 근본주의로 치우치도록 한다고 밝혔다.(15)
랜드박사는 소셜미디어가 사람들이 정신적 게으름 상태에 이르는데 한 몫하고 있다고 말한다.(16)(17)
“저는 소셜미디어가 사람들이 비판적이고 이성적인 생각을 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이 생각을 하지 않게 끔 설계되어있죠. 자신이 소셜미디어를 할 때의 모습을 잠시 생각해 보세요.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보며 엄지로 트위터 피드를 계속 새로고침 하거나,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 무의식적으로 엄지로 화면을 쓸어 올려 뉴스 피드, 동영상, 사진을 쭉 흝어보죠.
푸시 알림, 자동 재생 동영상, 알고리즘으로 조정되는 뉴스 피드 같은 소셜미디어의 기본 설정은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경향을 쉽게 충족시키고, 이에 저항하기 어렵게 만들죠. 대부분 사람은 나타났다가 빠르게 사라지는 뉴스, 비디오, 글 등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며 소셜미디어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최근 연구가 보여주듯이 대부분 사람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하는 동안에 그저 편하고 약간은 멍한 상태로 화면을 쳐다볼 뿐이죠.”
가짜 뉴스를 극복하는 방법
가짜 뉴스를 극복하고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회 및 언론 환경의 개선이 시급하게 요구된다. 가짜 뉴스의 악의성, 오용 가능성을 적게 하는 방법으로 제일 먼저 뉴스 생산자의 윤리적 기준과 책임의식을 강화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 뉴스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미디어와 언론에 엄격한 법적 잣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싱가포르는 2019년 10월 부로 ‘온라인상의 거짓과 조작으로부터의 보호법( Protection from Online Falsehoods and Manipulation Act, POFMA)‘ 일명 ‘가짜 뉴스 법’을 시행하여 악의적인 거짓 정보와 가짜 뉴스를 막고 있다. 이 법령에 의하면 법을 거짓 뉴스를 유포하는 IT 업체들은 최대 100만 싱가포르 달러(약 8억 7,00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하고, 악의적으로 거짓 정보를 유포한 개인은 최장 징역 10년이나 최대 10만 싱가포르 달러 (약 8천700만 원)의 벌금을 징수해야 한다. 물론 이에 대해 인권 및 언론 단체는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이 법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지만, 이러한 법안은 ‘가짜 뉴스’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위한 필요악이라고 생각된다.(18)
가짜 뉴스로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적, 사회적인 노력 외에도 개인적으로 가짜 뉴스 검증 요령을 숙지해야 한다. 그 요령은 다음과 같다.(19)
마무리 – 거짓이 참을 이기는 시대
끊임없이 생산되는 뉴스, 특히 거짓 뉴스라는 폐수가 인터넷이라는 바다를 통해 더 빠르고, 깊고, 넓게 확산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물이 오염되어있는지 직접 맛보기 전에 미리 색깔과 냄새로 확인할 수 있다. 거짓 뉴스라는 썩은 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는 단지 색깔이 마음에 든다고 벌컥벌컥 썩은 물을 마셔버린다. 그리고 그 썩은 물에 중독된다. 거짓이 참을 이기는 시대. 우리는 이러한 시대에 살고 있다.
뉴스는 단순히 사회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지 않는다. 사실을 목적에 맞게 비틀고, 새롭고 연결하여 조작한다. 그래서 뉴스를 ‘주어진 것’이 아니라 ‘구성되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점을 간과하고 쉽게 잊어버린다.
앞으로 우리는 거짓 뉴스라는 썩은 물에 더욱 중독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될 것이다. 그리고 서로가 같은 사건을 두고 뚜렷한 견해 차이로 다투는 일들이 더 잦아질 것이다. 논란은 과열되고 분열과 갈등은 더 커질 것이다.
아직 조금이나마 희망은 있다. 거짓이 참을 이길 수 없는 시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뉴스 소비자인 우리가 거짓 뉴스를 선별하고 배제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실낱같은 희망이 신비스러운 동화 속 요정 이야기처럼 들리는 것은 나뿐일까?
출처
- 1) 채반석, 논란의 ‘가짜 뉴스’, 문제와 해결책은?, Bloter, 2017/2/15
- 2) 간정연 기자, 가짜뉴스 유통로로 전락한 미디어 플랫폼, 오마이 뉴스, 2018/11/6
- 3) Jasper Jackson, Eli Pariser: activist whose filter bubble warnings presaged Trump and Brexit, The Gurdian, 2017/6/8
- 4) David Foster Wallace, Deep into the mercenary world of take-no-prisoners political talk radio, The Atlantic, 2005/4
- 5) CBS 시사자키 제작팀, 돈, 자기만족, 정치적 도구…가짜뉴스 만드는 3가지 이유, 노컷뉴스, 2017/2/8
- 6) Simon Oxenham, ‘I was a Macedonian fake news writer’, BBC Future, 2019/5/19
- 7) Aral. S., Roy. D., Vosouhi. S., The spread of true and false news online, sciencemag.org, 2018/5/9
- 8) 김동원, 가짜뉴스의 효과 이론, 미디어 오늘, 2019/11/10
- 9) The Susceptibility of Singaporeans Towards Fake News, IPSOS, 2018/9/28
- 10) 권태훈 기자, “국민 5명 중 2명 모바일 동영상 가짜뉴스에 속는다”, SBS뉴스, 2018/10/10
- 11) Ng Huiwen, 4 in 5 Singaporeans confident in spotting fake news but 90 per cent wrong when put to the test: Survey, The Straight Times, 2018/9/27
- 12) Pennycook. G., Cannon., T, Rand., D. Prior exposure increases perceived accuracy of fake news, Department of Psychology, Yale University, 2018/8/24
- 13) Emily Dreyfuss, Want to Make a Lie Seem True? Say It Again. And Again. And Again, WEIRD, 2017/2/11
- 14) Why We’re Susceptible to Fake News, How to Defend Against it, American Psychology Association, 2018/8/10
- 15) Michael. B., Rand. D., Cannon. T., et al., Belief in Fake News is Associated with Delusionality, Dogmatism, Religious Fundamentalism, and Reduced Analytic Thinking, ScienceDirect, 2019/3
- 16) Robbie Gonzalez, Don’t Want to Fall for Fake News? Don’t Be Lazy, Weird, 2010/11/9
- 17) Galen. P., People Tend to Wind Down, Not Up, When They Browse Social Media, University of California, 2018/11
- 18) 컬스텐 한 기자, 싱가포르, 2일부터 ‘가짜뉴스법’ 시행, Asia Times, 2019/10/2
- 19) 심영섭, 가짜 뉴스’를 어떻게 걸러낼 것인가?, 한국콘텐츠진흥원, 2018/12